내용 |
"국내에 체류중인 이주노동자가 30여만 명을 넘어선 이때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과 의료실태를 알려주는 ‘백서’가 나왔다. 백서에 소개된 이주노동자들의 의료보장 수준을 보면, 이들은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부는 이주노동자상담소에서 만난 이주노동자의 실재 이야기를 생생하게 묶은 37개 현장보고서다. 1㎏으로 태어난 미숙아,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미얀마의 민주투사, 폐결핵으로 사망한 파키스탄인 등. 이들 중 일부 이주노동자는 지금껏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투병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부는 이주노동자의 의료실태와 개선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필자는 특히 최근에 이주노동자의 체류기간이 장기화되고, 국내에서 가족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의료수요의 양적 질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이주노동자 유입초기의 의료수요가 응급의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지금은 만성질환, 암, 출산과 육아, 산업재해 등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주노동자의료공제회를 중심으로 민간차원에서 이주노동자의 의료문제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의료수요가 변화하는 시점에서 민간 의료공급 또한 그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양적 증가와 의료보호의 질적 증가는 더 이상 민간의 무료진료나 자원봉사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지점에 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국가가 이주노동자의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의료보험의 체계 안에서 이들의 의료보호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픈 사람에게는 국경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