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보법 고등학생에게까지 가다 '경찰 진술할 내용 가르쳐 주며 조서 받아'
내용
"밀실수사 끝에 청소년단체 회원 3명 구속

지난 9월 2일 오후 6시경 서울지방경찰청 대공분실은 구로·영등포 지역의 청소년단체 「샘」(회장 고영국, 구속중) 회원 등 13명을 「샘」 사무실, 거리, 집, 학교 등에서 연행·조사한 끝에 9월 4일 고영국(21)씨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샘」 회원 추교준(20)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연행당시 이들과 같이 있었던 고등학생 4명은 훈방 조치했다. 경찰은 또 이와 관련 최은철(21, 부회장)씨 등 2명을 수배중이다.

경찰은 가족과 친지들이 서울시내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려고 했음에도 4일까지 가족에게 소재지를 전혀 알리지 않았다. 연행된 이들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옥인동 대공분실 밀실에서 3일 오전까지 잠을 전혀 못 자게 한 채로 이적 표현물을 읽었는지, 「샘」의 활동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4일 풀려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특히 조서를 작성하면서 문영기(19, 구속)씨에게 ꡔ주체혁명의 조직관ꡕ이라는 책을 들어 보이며 “이 책으로 공부했다고 적어라”고 강요하고 또 위 책의 내용을 일부 읽어주며 받아 적게 하기도 했다. 또 최장민(16, 구로고 1년)씨에게는 “문영기가 김 주석을 애도했고 ‘김 주석은 좋은 사람으로 존경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을 것을 강요했다. 또 현 정부에 대한 인식부분에서도 “작전지휘권이 미국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식민지이다”라고 쓰게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경찰이 어린 갓 고교를 졸업하거나 고등학생을 상대로 사건을 사실보다 부풀리거나 조작한다는 혐의를 받으면서까지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이번 사건의 진상파악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임아무개(24, 「참배움 일꾼 청소년회」)씨는 “쌀 개방 반대 투쟁 등에 적극 나섰던 「샘」 회원 등을 구속하는 것은 신공안 정국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청소년단체들의 활동을 묶어 놓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청소년 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를 꾸려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단체 「샘」은 15명 정도 정도의 회원이 있으며 고등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풍물, 노래모임, 경당 활동 등을 하여 왔으며 지난 92년 7월 창립되었다.

구속자 : 고영국, 문영기, 김용오(21) / 수배자 : 최은철, 나기석(20)"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0363
생산일자 1994-09-07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일반기사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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