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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 사건으로 알려진 강기훈 씨의 어머니 권태평 씨가 쓴 수기집 <너를 위한 촛불이 되어>(단행본, 236쪽, 5천원, 한겨레출판부)이 출판되어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에는 전국 서점가에 선보이게 된다. 권씨가 6개월 동안 쓴 수기집에는 자식의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과정과 그 속에서 변해 가는 어머니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내용은 유서대필사건을 겪으면서 언론, 검찰, 판사들에 의해 누명을 벗을 수 있다는 희망이 좌절되어 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부록으로 강기훈 씨 사건의 경과와 의미를 기록한 이봉현(한겨레21) 기자는 “강기훈 씨 사건은 20세기말 우리 나라의 인권과 법 집행, 언론의 문제를 알려주는 사건이다. 법적으로 역사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책이 많이 팔릴 것이라는 것보다는 기록을 남기자는 뜻에서 출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이 기자는 강기훈 사건의 객관적 자료가 93년 나온 <유서사건총자료집>에 담겼다면, 강기훈 씨의 인간적 면모와 사건 당시의 여러 정황 등을 알 수 있는 수기집 출간은 그가 ‘파렴치범’으로 알려진 것은 잘못된 것이며 결코 그런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기집의 제목 <너를 위한 촛불이 되어>는 권씨가 강기훈 씨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의 내용에서 제목을 따왔다. 지난해 여름 남편이 위독할 때 ‘남편은 중환자실에 아들은 감옥에 두고 잠 못 이루고, 미칠 것 같았던’ 밤들을 보내며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수필을 써 내려가다가 아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는 권태평 씨. 자신의 하고픈 말뿐 아니라 사실을 기록하는 일이라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이것저것 뺀 것이 많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식 학력은 국민학교 졸업으로 이후 야간 고등공민학교를 다니기도 했으나 독학으로 배움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곁에 있는 이들의 말대로 이번 수기집 출간이 삶에 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지 모른다며 수필도 몇 개 써놓은 것이 있고 10월 29일 있는 아들 기훈 이의 결혼식 등 바쁜 일을 치르고 나면 계속 글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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