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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행정협정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크게 침해된 가장 후진국형 협정이다. 그러나 개정된 현행 형사재판권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행 형사재판권의 내용 및 문제점
1. 전속적 재판권의 포기: 한국이 갖는 전속적 재판권은 미군당국의 요청에 의해 미군당국이 협정대상자에 대해 행정적, 징계적 조치를 하는 것만으로 제재가 유효함을 인정하여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타협점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크게 침해하는 것이다.
2. 제1차적 재판권의 포기제도: 협정의 내용은 합의의사록에 의해 완전 변질되어 한국이 1차 적 재판권 포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합의양해사항을 보면 한국의 1차적 재판권행사를 일단 인정하고 개별적 사안에서 미국당국이 한국에 그 권리를 포기 요청할 수 있게 규정하였다. 이것은 개정 전 재판권 자동포기조항과 1차적 재판권 행사 대상범죄의 제한한 것에 비춘다면 나아진 것이나 실제로 한국의 재판권 행사비율은 높아지지 않았다. 91년, 92년(1-8월)에는 전체발생 1천3백57명, 6백55명의 범죄인 중 각각 18명, 6명에 대해서만 재판권을 행사해 그 배율이 1% 남짓했다. 또한 우리측이 재판권을 포기한 범죄가 미군 측에 의해 어떻게 처리되든지 전혀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합의 의사록의 규정은 폐지되어야 하며 우리측이 재판권을 포기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한국 및 한국민이기 때문에 그 처리 결과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지역적 범위와 공무판단문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서는 협정대상자는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범한 범죄에 대하여만 대한민국의 재판권이 미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형법의 보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정대상자의 국외범죄에 대하여도 대한민국의 재판권이 미치도록 해야 한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도 공무증명서 발급은 미군 측에 주더라도 최종적인 판단은 우리법원의 판단에 맡겨두고 근본적인 개정을 해야 할 것이다.
4. 인적범위: 주한미군에 전속적 재판권이 있는 경우 한국은 전혀 처벌할 수 없으며 한국 측에 1차적 재판권이 있는 경우에도 포기권이라는 명목 하에 우리에게 재판권이 거의 주어지지 않으므로 주한미군당국이나 한국이 둘 다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미군 군속이나 가족은 본국으로 이송되어 재판을 받아야 하나 얼마나 이송이 될지, 제대로 처벌을 받을지가 의문이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의 적용대상자도 '군법에 따르는 자'로 개정하고 군속과 가족에 대하여 한국의 사법권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형사절차상의 특례: 구금 및 인도-우리가 요청할 경우 미군당국은 ꡐ인도할 수 있고ꡑ 특정사건에 대한 구금인도 요청에 대해 호의적 고려하도록 하여 인도를 안 해도 되도록 하고 있는 반면 피의자가 우리 수중에 있는 경우에는 주한미군 측이 요청하면 우리의 의사나 사건의 중요성을 불문하고 즉시 인도하도록 강제성을 띠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법권과 주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다.
6. 미군 등 피고인의 권리: 미국관리의 참가 없는 신문조서의 증거능력부인-미국정부대표의 참여가 없다고 하여 일체의 수사 및 재판절차를 할 수 없게 하는 것,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의 증거능력마저 전면 부인하는 것은 한국의 사법권을 크게 침해하는 불평등 규정이므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재판거부권-합의의사록에는 합중국 군대의 위신과 합당하는 조건이 아니면 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
검사의 상소권제한-검사의 상소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사법권침해의 불평등 조항이므로 폐지돼야 한다.
시찰권 등- 규정 또한 지나치게 한국의 사법제도 및 행형제도를 불신하고 한국의 사법권에 대한 지나친 간섭 및 침해의 결과를 초래하므로 폐지되어야 한다.
7. 미국 측 사건처리의 관대화: 주한미군범죄에 대한 형사사건 처리결과를 보면 징역형을 받은 것은 90년도에 총 3백33건 중 불과 30건, 91년도에 총 7백33건 중 8건, 92년 1-8월까지 총 3천3백35건 중 불과 6건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가벼운 주의, 견책으로 처분되었다. 무엇보다 미군당국이 적정한 형벌권행사를 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8. 경찰권 행사: 한미형정도 배타적인 경찰권 행사를 주한미군 당국에 주어서는 안되며 단지 경찰권이 주어지더라도 미군의 구성원이나 군속 가족에게 한정되어야 하며 그들의 행위가 우리 국민에게 침해를 주었을 때는 당연히 우리 나라가 경찰력을 갖도록 개정해야 한다.
이상과 같이 한미 주둔군협정은 나토협정이나 미일협정, 미호주협정에 비해 불평등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고, 가장 큰 문제는 부속문서가 한미협정 본문보다 평등관계를 훨씬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협정개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 당국이 미군범죄에 대한 제1차적 관할권행사를 포기하지 않고 제대로 행사하려는 적극적 실천의지가 더욱 중요하며 사법제도 개선과 구금, 행형시설의 개선이 더 요망된다.
이는 한국 측이 협정발효 후 현재까지 기소 전에 미군범죄자를 구속한 건이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 서울지검의 행형담당검사가 불과 1명이고, 지청의 행형담당검사도 형식적이며 미군피의자에 대한 유치시설도 수원교도소의 8개 감방밖에 없다는 사실, 미군범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폭력, 교통사고, 교통위반, 절도, 강간 등에 대해 정작 우리 재판권이 거의 행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절실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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