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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년 전남 거문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이내창 당시 중앙대 총학생회장의 사인이 '실족에 의한 익사'가 아니라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중간 조사결과가 10일 발표된 가운데, 이내창추모사업회는 같은 날 입장을 발표해 ""국정원은 이내창 살해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남김없이 공개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규명위는 당시 경찰·검찰의 수사 결과와는 달리, 이 씨가 단순히 발을 헛디뎌 익사한 것이 아니며 거문도에 안기부 여직원인 도모 씨와 함께 있었던 것이 현장조사와 참고인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규명위는 아직 이씨가 타살됐는지, 그리고 타살됐다면 누구에 의한 것인지 등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이번 중간발표를 통해 최소한 국정원(당시 안기부)이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갖게 됐다.
89년 당시 중앙대 2학년으로서 학교 선배였던 이내창 씨의 사건을 충격적으로 접했고, 그 후 이내창 추모사업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온 정원옥 씨는 이날 발표에 대해 ""과거 검찰과 경찰의 사건 수사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우선 의의를 찾았다. 이어 정 씨는 ""앞으로 국정원, 경찰 등 관련 기관의 자료 확보와 조사가 관건""이라며 ""국정원 등은 어두운 과거와 단절하고 진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당시 안기부가 전대협을 어떻게 감시했으며,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을 이적표현물로 지정하고 관련 미술인을 구속시키는데 어떻게 개입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 씨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데 중요한 고리가 될 거""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총학생회장으로서 전대협 활동을 했으며, 죽기 바로 며칠 전 걸개그림 사건으로 구속된 이 씨의 선배 차모 씨는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던 중 이 씨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규명위는 조만간 국정원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명위는 이미 한차례 국정원에 자료 협조 요청을 한바 있으나, 국정원으로부터 ""해당 자료가 없다""는 회답만을 받았다. 정 씨는 ""규명위의 법적인 조사권한이 매우 제한적인데, 지금 상태에서 권력기관이 조사에 응하게 하기 위해선 대국민 홍보에 힘을 쏟는 등 규명위가 적극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 씨는 ""규명위의 조사권한이 강화되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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