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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다, 어깨가 퍼근하다, 온몸이 얻어 맞은 듯 찌뿌드하다, 스트레스 쌓인다는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항상 노곤하고 잠을 실컷 자는 것이 소원이다…""
기계에 손가락이 짤리거나, 진폐증으로 호흡이 곤란하거나, 수은에 중독되거나 하는 일과 거리가 먼 사람일지라도 노동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짓눌리는 것을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직종을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는 이런 현상을 규명하고 치료하기 위하여 뛰고 있는 곳이 바로「노동과 건강연구회」다.
구로에 자리잡고 있는「노동과 건강연구회」의 사무실에는 가정집처럼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 속에 7년 동안 만들어온 연구성과물들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노동과 건강」,「산업재해와 직업병」,「알기 쉬운 산업안전보건법」,「노동자 건강의 사회적 보장」,「산업안전보건 시리즈」,「산재실태 자료집」,「과로사란 무엇인가」등 제목만 훑어보아도「노동과 건강연구회」의 바쁜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다.
통계적으로 하루에 6∼7명이, 매년 2천명 이상이 사망하는 산업재해 일등국(?)으로서 '안전제일'의 구호가 허공에 떠있는 현실 속에서 현장의 작업환경측정이나 노동자 건강진단, 산재에 대한 연구 등이 낮잠을 자는 사이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온 이들이 있었다. 보건의료인들을 중심으로 노동상담가 등이 함께 모여 노동자 건강문제를 다루는 최초의 의원으로서 86년에 구로의원을 열고 산재에 대한 상담·교육·치료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의원에 서 다루기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산재에 대해 지속적·포괄적으로 활동할 단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87년 겨울의 준비모임을 거쳐 88년 3월 26일「노동과 건강연구회」가 첫발을 디디게 된다.
이경우(변호사), 김은희(간호사)씨를 공동대표로 하여 의사, 간호사, 약사, 치의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과 변호사, 노동법률상담가, 지역노동자단체, 산업안전공학분야의 전문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노동과 건강연구회」는 산업보건에 대한 전문인들이 모인 만큼 회원들의 역할과 활동의 폭이 매우 크다. 회원들은 재정을 책임질 뿐 아니라 총무부, 교육부, 홍보부, 조사연구 1·2부에 소속되어 조사·연구·출판·교육활동에 참여하여 크고 작은 결실들을 꾸준히 맺고 있다.
「노건연」의 초기활동은 산업재해의 현실을 알리고 직업병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이었다. 그 결실로 산재와 직업병에 대한 기본인식이 형성된 요즘은, 현실폭로를 넘어서서 정부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주요활동이다. 또한, 초기의 대상이 제조업 중심의 노동자 문제였던 데 비해, 현재는 '과로사' 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신문방송, 인쇄, 운수, 공무원, 일반회사 등 거의 모든 직종의 노동자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노건연」부설로 과로사 상담센터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노건연」의 일상적 활동을 크게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상담과 교육활동이다. 개인차원의 상담뿐 아니라 노조차원의 상담을 통해 산재에 대한 노조활동에 도움을 주고 노조간부에 대한 교육과 산업안전보건활동 실무자들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상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안에 대한 대책활동에도 적극적 으로 참여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고 문송면 군 수은중독 대책활동, 원진레이온 직업병 대책협의회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둘째로, 직업병 판정 여부, 각 사업장에서 다루는 물질의 유해성, 직업병의 원인과 예방대책 등에 대한 상담과 교육은 현장의 '실태조사'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노조와 연대하여 작업환 경을 측정하고 공정별 유해성을 조사하는 등의 실태조사와 더 나아가 법·제도를 연구하는 활동을 들 수 있다.
노동자의 상황과 아픔에 입각한 '전문활동'이라는 점이「노건연」을 항상 젊고 힘차게 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젊다'는 의미는 구성원의 연령과 의식뿐만이 아니라 일의 성격 자체가 항상 현장을 찾고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한가지 예로 매년 새로 발견되는 화학물질만 해도 세계적으로 만종이 넘는다고 하고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파고드는 구조적·암적 요인은 더욱 치밀하고 유해한 것이다.
그간의 활동을 돌이켜 볼 때「노건연」이 평가하는 '현재상황'은 어떤 것일까?
첫째, 현장현실을 볼 때 대기업이나 노조활동이 활발한 곳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이는 극소수이고, 중소사업장은 거의 변화가 없다.
둘째, 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비교적 진전이 있었으나, 문헌 속에서 수사적으로 바뀌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의 현실정착에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셋째, 산재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의 조직화 측면을 볼 때, 주요공단지역에서 산업안전대책을 담당하는 이들의 연대모임이나 전국모임이 꾸려지고 단위·지역별 작업장별로 집단행동이 가능해지는 등 큰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강요되는 노동, 무거운 임무와 스트레스, 산업재해 등은 결코 개인이 ""내복이려니. 팔자이려니, 직업을 그리 선택했으니""할 성질이 아니다. 개인적 질병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결과인 만큼 노동자의 건강과 인간화는 스스로가 지켜야 하는 것이며, 조직적인 활동을 통하여 뒷 받침해야만 한다는 것이「노건연」의 생각이다. 예전만큼 젊은 보건의료인들이 리런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성원의 재생산이 어려운 것이「노건연」의 고민이기는 하다. 그러나, 건강한 노동, 인간다운 노동의 실현을 위해 개척해 온 길위에「노건연」은 뚜렷한 이정표를 세우고 달려가기에 충분히 힘차고 밝기만 하다.
<인권운동 사랑방 류은숙>
·주소:서울 구로구 구로2동 8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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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상담센터」
·전화:861-311, 868-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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