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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0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한콘도 앞 대로변에서 가평군청 직원과 전투경찰 등 250여명이 [대한성인장애인자립복지협의회](회장 이규달, 이하 [성장협], 974-5248) 소속 장애인 20여명을 집단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군청 측의 집단폭행 사실 은폐로 유야 무야 될 뻔한 이 사건은 지난 23일 군청직원이 물대포를 쏘고 쓰러진 장애인을 주먹과 발길질 등으로 무차별 구타하는 장면이 텔레비젼 뉴스에 공개되면서 '한국판 로드니 킹 사건'으로 까지 비유될 만큼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일 폭행을 당한 성장협 장애인들은 ""지난 8월 7일 회원 김대연 씨가 장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서울 위생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수술비 등 기금조성을 위해 가평유원지에 야시장을 열고자 군청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불법이라는 이유로 행사를 치르지 못하게 해 이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서울로 철수하려고 도로로 나오던 중 군청직원과 청원경찰 등 250여명이 군수와 경찰서장의 직접 지시에 의해 대형버스와 견인차로 길을 막고 소방차까지 동원 물대포로 쏘면서 집단폭행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날 폭행을 당한 장애인들 대부분이 2주에서 4주의 상처를 입었음에도 가평군청은 이중 7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고소했으며 이중 김충겸(성장협 정책위원장, 절단장애)씨는 이날 의정부 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성장협의 이훈우 정책실장은 ""아무리 장애인들이 불법행위를 한다고 해도 폭행이 우선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불법을 행하지 않도록 선도해야 할 공무원들이 목발조차 빼앗긴 장애인에게 4-5명씩 달려들어 집단폭행을 한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성장협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장애인 폭행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규달, 이하 [비대위])는 24일 11시부터 100여명의 장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에서 '폭력행위 책임자 처벌, 구속된 김충겸 석방, 생존권 보장, 정부 여당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비대위 측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사회, 문민정부를 외치면서 출범한 김영삼 정부에서 집단적 폭력이 난무하고 힘없는 장애인을 탄압하는 작태""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400만 장애인의 이름으로 장애인들의 생존권을 되찾기 위해, 김충겸의 석방을 위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삼 대통령이 직접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엄중 문책'을 지시할 정도로 파장이 커지자 경찰청은 24일 정수훈(31)씨 등 청원경찰 4명을 형사입건하고 편파수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으며, 경기도는 연중흠 가평군수에 경고조치를 취하는 등 뒤늦게 부산을 떨기도 했다.
[장애인복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김성재 한신대 교수) 등 장애인 단체는 ""이번 사건은 그 동안 열악한 장애인들의 생존권을 외면했던 정부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하며, ""장애인들이 더 이상 생존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당국에 강력하게 요구했다.(월간 {함께 걸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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