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경동 씨 유서 5통중 하나
내용
"우리는 처음으로 군사독재가 아닌 우리의 손으로 뽑은 문민정부를 탄생 시켰습니다. 문민정부에 대하여 우리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높은 지지를 보내며 김영삼 정권의 개혁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은 문민 정부의 허울을 쓴 미국에 예속된 정권임을 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발상으로 국민의 눈을 현혹만 시켜 왔습니다. 재산공개를 통한 사정한파는 자신의 정적만을 없애고 군인사 개혁에서는 자신의 반대파를 제거하고 자기의 구미에 맞는 사람을 등용하고, 물론 지난 시기에 비하여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기에 우리들은 아무것도 갖지 못하다가 아주 작은 부분만을 던져 주는 것을 대단한 것 같이 현혹되어 있습니다. 문민정부라고 이야기를 하는 정권에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개혁은 하나도 없습니다. 5 18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그랬습니다. 전 국민적으로 요구를 했지만 그들은 5 18의 실질적인 책임 당사자이자 문민정부라 이야기하는 정권의 가장 튼튼한 기둥이기에 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5 18 문제가 돈으로 해결될 문제임이 아닌 데도, 돈으로 넘어가려는 수작입니다. 미국의 농산물 때문에 죽어갔던 우리들의 고향인 농촌이 죽어가도 그들은 대책을 세울 능력조차 없는 정권입니다. 국민들의 먹거리를 오로지 농약으로 오염된 수입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고통분담이라는 미명하에 없는 사람들의 목만 더 조여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에 얼마나 고통을 당하며 살아왔는데 또 다시 고통을 나누어 갖자니 그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가진 자들은 발전하도록 도와 주면서 문민정부라 하는 정부가 지금은 발전이 필요한 시기이니 고통을 분담하자니 이것이 언론의 추앙을 받는 문민정부입니까.

반세기가 가까워 오는 분단의 현실을 무시한 채 그렇게 또 하나의 조국인 우리의 반쪽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이기에 그토록 호들갑을 떨면서 야단인지, 옛날의 침략자인 일본은 엄청난 양의 핵원료를 보유해도 아무런 대처도 못하면서 우리의 핏줄을 가지고는 확인도 안된 일을 가지고 대단하게 떠들고 있는지, 그리고 같이 통일을 하자고 하는데 왜 그렇게 탄압을 하는지. 전 세계가 민족중심으로 가는데 아직도 한반도는 구식 케케묵은 냉전 이데올로기가 작용을 하고 있고 한 나라의 수도에 외국군이 돈 한푼도 내지 않고 도리어 주둔에 필요한 비용을 갈수록 더 많이 내고 있는 나라입니다. 자기 땅은 외국군대가 요청만 하면 어느 곳에 내 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더욱더 기가 막히는 일은 외국군을 위해서는 주라는 대로 다 주면서 나라의 백년지대계인 교육비조차 늘리지 못할 망정 고통분담으로 삭감조치 하려고 합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 정부인지 궁금합니다. 이젠 대통령께 묻고 싶습니다.

특히나 우수교원 확보라는 이름으로 실시되는 사범대, 교대생들의 임용고시는 대학자체를 입시학원화 시켜 버리고 있습니다. 단지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우수한 교사인양, 어찌 지식 판매자가 우수 교원일 수 있겠습니까. 우수교원은 지식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나 인간을 위한 교육을 가르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원활하게 진행된 양성과 수급의 문제가 불균형 상태가 되고 교육대학의 학사운영이 파행적으로 치달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 교대생들은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보다는 학원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령이 나면 우리의 아들딸은 지식판매자로부터 지식만을 돈주고 배워가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외롭게 싸우고 있는 교대생들에 대한 지지는 곧 우리들의 아들딸을 올바로 키우는 조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극단적인 생각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저의 한 몸 희생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교대생들이 힘있게 싸우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외세에 예속되지 않고 분단의 고통을 당하지 않으며 일한 만큼 벌고 우리들의 아이들은 마음껏 동심을, 꿈을 키우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하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미국없이 더 잘산다 미국놈들 몰아내자 
칠천만이 하나되어 조국통일 완수하자 
문민정부 기만이다 김영삼 정권 반대한다 
우수교원 허울 속에 예비교사 죽어간다 임용고시 철폐하라 
임용고시 철폐하고 참교육을 쟁취하자 
전교조 합법화, 해직교사 복직은 시대의 요구이다 

  
하나되기 49년 9월 4일 
교대의 한 학우가"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1090
생산일자 1993-09-08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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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일반기사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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