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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의 잘못된 인식과 보도가 또 다시 동성애자 전체를 '위험집단'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원(아래 보건원)은 수혈로 인해 2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보건원은 에이즈에 감염된 헌혈자 'ㄴ'씨가 헌혈을 하던 당시에는 에이즈 감염 초기여서 현행 에이즈 검사로는 감염자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덧붙여 ""ㄴ씨가 동성연애 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원은 현행 혈액 검사에 한계가 있음을 밝히고 혈액관리의 안전 대책에 초점을 맞춰 발표했고, 언론들도 대체로 이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신문에서는 혈액검사의 허점에도 불구, 이에 안일하게 대처한 보건당국를 비판하기보다 은연중에 '동성애자와 에이즈 감염'을 연관시킴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다.
대표적으로 <한겨레신문사>는 ""지금까지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의 대부분이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동성애자들이 헌혈한 피를 수혈받은 것""이라며 동성애자를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의 주범으로 몰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자는 95년 이전에 감염된 10명을 포함해서 총 12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본지 확인 결과, 보건원의 함일우 에이즈 담당자는 ""나머지 10명이 동성애자의 헌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고 답했다.
또 같은 기사는 수혈로 인한 에이즈감염을 ""일부 동성애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는 성 접촉을 하고서는 며칠 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헌혈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확인 결과, 이 기사를 쓴 한겨레 기자는 ""이 분석은 공식적인 통계나 조사보고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고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경험에서 알게 된 것""이라는 모호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분석처럼 설령 헌혈을 통해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에이즈 감염을 의심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또 동성애자인권연대 정욜 대표는 ""현재 에이즈 검사에서 익명성이 보장되기 힘들고 감염자임이 드러날 경우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그들이 이런 방식을 택한다고 해서 그들만을 탓해서는 안된다""며 우리 사회가 에이즈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 대표는 또 ""이러한 상황에서 동성애자를 에이즈와 연결시켜 바라하는 것은 동성애자를 더욱 궁지에 모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의 기사도 전체적인 문맥상으로는 이 사건을 동성애자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문구를 포함시키고 있다. 기사는 ""보건원이 ㄴ씨가 과거 헌혈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동성연애를 하기 전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면서 동성연애 이전과 이후를 구분, ""동성애=에이즈 감염""이라는 편견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이에 대해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조이여울 편집장은 ""대한에이즈예방협회와 한국에이즈퇴치연맹도 동성애와 에이즈 감염의 직접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에이즈 감염 경로 역시 다양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기사는 동성애가 곧 에이즈 감염을 불러오는 것이라 생각하도록 만든다""며 우려했다.
사회적 소수자와 관련된 사안을 보도함에 있어 언론은 인권적 감수성을 길러 이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부채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을 이번 사례는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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