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장형 강희철 씨 간첩고문조작사건 일본현지 조사를 다녀와서(요약)
내용
"1. 남승택 신부, 최병모 변호사, 오창래 천주교인권위원회 총무가 지난 9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의 협조로 일본을 다녀옴. 이장형 씨와 강희철 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과 법원의 판결문에 나타난 혐의사실과 행적에 대하여 조사를 하였음.

2. 우리는 이 조사과정에서 이장형 씨의 경우 방일 경위와 그곳의 생활을 주로 확인한 결과 공소사실이나 주요한 관련자들의 역할이 전혀 사실무근이었음. 특히 82년 12월 23일-31일까지 이장형 씨가 방북을 했다고 나타났으나 그 기간에 일본에 체류했음. 27일 경우만 하더라도 사촌누이 이정열과 사업을 논의하던 훼러마이드 스즈끼 사장과 연말인사 자리를 함께 함.

3. 강희철 씨는 북제주군 조천면 신촌리 출신으로 현재 간첩혐의로 대전교도소에서 7년째 무기징역을 살고 있음. 그는 고향에서 중학교를 나와 1975년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1981년 2월 오사카 소재 부친 댁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자전거로 귀가중 일본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81년 7월 한국에 송환됨. 송환 즉시 부산 괴정동 보안대 수사실에서 3박 4일간 전기고문 등 혹독한 심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났음.

4. 그 후 강희철 씨는 86년 4월 조천면 신촌리 신혼 살림방에서 제주경찰청 대공수사관들에게 불법 연행되어 제주시 광양로타리 서쪽에 위치한 대공분실 2층에 있는 천정과 사방이 온통 빨간색으로 도배된 취조실에서 장장 105일간 고00, 김00, 진00, 현00 등 8명으로부터 번갈아 가면서 물고문, 잠안재우기 고문으로 간첩으로 조작됨. 심지어 그들은 80살이 넘는 조모까지 취조실에 불러다놓고 온갖 폭언과 수모를 안겨주는 패륜적 만행을 저지름.

5. 취조결과 드러난 간첩혐의 
-.제주도 관공서 위치에 대하여 ; 제주시에 제주도청, 북군청, 경찰국, 법원, 제주시청, 제주경찰서가 있는데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 잘 모르겠다.

-.도내 중요기관에 관하여 ; 제주시에 도교육위원회가 있고, 제주대학, 실업전문대학, 간호전문학교, 오현고, 제주상고, 제주일고, 제주농고, 제주여상고, 제주신고, 제주여고, 제중중, 제주일중, 제주신중, 제주여중 등이 있다, 등 도내 중학생이면 상식적으로 아는 사실로서 기밀로서 전혀 가치가 없는 것들임.

6. 혐의와 관련하여 송 수신기나 난수표 혹은 목격자 등 직접증거는 단 하나도 없었으며 단지 강희철 씨가 한국으로 송환될 때 친지들이 선물로 준 만년필, V자 스웨타, 양복상의 등이 증거물 1, 2, 3호로 되어 있음. 뿐만 아니라 고문경관들은 제주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앞두고 사선변호사를 선임하려는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온갖 협박과 방해로 헌법적 권리인 변호권마저 방해를 하여 형식적인 재판이 되었음.

7. 특히 강희철 씨가 간첩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고 그 후 활동을 지원한 중요한 인물로 나타나는 강희철 씨 고교동창인 전성광 씨는 강희철 씨를 재학시절이나 그 후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친분도 없는 전혀 무관한 사람임.

8. 우리는 과거 군사독재시절 공권력과 사회제도가 어떻게 한 인간의 존엄성과 가정을 무참히 파괴될 수 있는가를 뼈아프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공권력의 명백한 범죄행위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 자신 또한 공범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함. 이 사건은 민족분단이라는 상황과 국가보안법 그리고 정통성 없는 독재권력이 특진과 포상을 미끼로 빚어낸 구조적인 비극임.

1993년 11월 8일

가톨릭제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 / 이장형 씨 석방을 위한 후원모임"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1611
생산일자 1993-11-08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일반기사
분류1 인권하루소식
분류2
분류3
분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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