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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연합의 굵직굵직한 단체들이 한 지붕아래 모여 있는 장충동 여성평화의 집 2층에 자리한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 동요테이프, 얘기책, 선생님들이 공부하는 책들이 촘촘히 차 있고, 무엇보다도 모성의 따뜻함과 교육자의 위엄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들이 '탁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서 탁아는 일관된 행정에 의해서 올바른 목적과 체계 하에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따라서 부서도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그에 따른 맞벌이부부 증가 등의 문제가 맞물리면서 탁아가 부부만의 책임, 특히 모성의 책임일 수만은 없으며 사회의 모순과 맞물리는 문제로서 부각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였던 '세쌍둥이의 죽음' 등 잇단 아동들의 희생을 보고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을 느낀 뜻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85년 지역사회아동교사회, 87년 2월 지역사회탁아실무자연합회를 거쳐, 같은 해 6월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로 확대 개편되었다.
지탁연은 전국의 80여개 비영리 민간탁아소(교사수는 230여명)를 회원으로 하여, 지역에는 각 탁아소들이 인근 지역의 탁아소들과 '지역위원회', 본부에는 지역대표자회의와 사무국이 있다. 본부에는 회장 사무국장 1인, 상근간사 2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역탁아소에서 1년 이상의 활동을 한 후 본부에서 활동하며,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지역활동에 다시 참여한다.
정부보다 앞서 탁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고, '탁아'라는 용어도 이들이 먼저 사용하였다. 탁아는 '단순히 맡겨서 키운다'는 의미로 쓰여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탁아소는 그냥 맡겨지는 곳이 아니라 아동의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탁아시설이 국공립, 직장, 민간운영의 어린이집과 가정에서 하는 놀이방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지탁연을 구성하는 탁아소가 이들과 구별되는 점은 다음과 같다.
지탁연의 탁아소는 원장체계가 아니라 교사와 부모에 의한 '공동운영체계'이며, '비영리'이다. 가정부업이나 소일거리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놀이방이나 영리수단으로서 시설을 운영하는 어린이집들도 정부보조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재정적 취약구조를 보더라도 이는 수익사업이 아니며 '공적사업'이다. 이윤을 남길래야 남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것이다. 이들 탁아소의 입소조건은 지역에 거주하는 맞벌이부부로서 한명은 생산직 노동자이어야 하며, 자영업인 경우는 10- 20% 정도 내에서 선발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의 노동시간과 일치하게끔 시간을 운영하므로 교사들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 12시간 정도 된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육, 부모님의 직업을 존중하게 하는 교육, 여성 남성을 동등하게 대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교육활동의 목표이며, 아이들뿐 아니라 자모회를 중심으로 하여 부모님들로 하여금 탁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이루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다.
그간 이들은 ""정류장수만큼 탁아소를""이란 구호(?) 아래 양적 확대를 위한 사업부터 시작, 제대로 된 법적 틀거리가 없었던 탁아에 대한 정책적 고민과 입법을 위한 활동을 열심히 벌였다. 그래서 91년 1월 14일 영 유아보육법이 진통 끝에 공포되었다. 이것이 주요성과이면서도 지금도 이 법의 불합리한 점을 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제는 교육의 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보통 하루 11-12시간을 근무하고, 자모회, 자원봉사자교육 등 근무시간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무엇보다 ""애보는 게 일이냐""는 등의 탁아에 대한 무지가 이들을 괴롭히지만, 오늘도 굳건히 아이들의 나라를 지키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류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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