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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도 함께 갇혀 있는 심정으로 그들을 기억하십시오. 학대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도 같은 학대를 받고 있는 심정으로 그들을 기억하십시오(히브리 13: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대표 김진춘 목사)은 신앙적, 양심적인 이유로 0.75평의 차가운 감옥에 갇힌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지난 88년 감신대 83학번인 한 학생이 전경으로 복무하던 중 양심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쫓기고 있었다. 그 학생이 바로 연성흠 씨였고, 그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몇 명의 선배들이 쌈지돈을 모았다. 주로 작은 지방교회의 전도사이거나 해서 어려운 처지였지만 쫓기는 후배, 구석에 몰린 시대의 양심을 위해 모두들 기꺼이 나섰다. 그리고 연성흠 씨는 얼마안되는 그 돈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나누어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모습을 본 선배들은 감동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 부끄러움은 통일을 위해 애쓰다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대한 앎이 되었고, 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찾아나서는 발굴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기독교에 있어서 '치유'가 중요하다. 큰 목표보다는 작은 곳, 우리 감리교인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하여 4500여 감리교회는 우리가 책임지자""는 생각으로 10여명의 젊은 전도사를 중심으로 [고난받는 감리교인을 위한 후원회 준비모임]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92년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으로 정식 발족되었다.
이들은 처음에 빨갱이 집단을 돕는다는 식의 교회내의 인식의 벽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양말을 제작하여 직접 갖고 돌아다니며 팔고, 일일찻집을 열고, 인권주일의 공연을 하는 일 등을 통해 재정을 마련하여 양심수의 가족들을 만나고 영치금을 보내는 등의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어떤 당위보다는 연민 같은 데서 시작한 바도 없지 않지만 이런 과정 중에 소리 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독인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교회가 통일 운동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알리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선포하는 예수님처럼 입과 발을 뻗어 인권, 통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시작한 소식지 발간 발송 사업이 6년째에 접어들어 처음에 2장짜리로 시작했던 것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고 그간 지문이 없어지도록 발송작업을 하던 일도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소식지 사업을 통해 하는 중요한 일들 중 하나는 이름 없이 빛 없이 작은 일에 충성하고 있는 사람들, 일반 기독 대중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인권만이 아니라 교회내의 다른 부분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표이다.
이것은 [고난]의 조직구성에서도 나타나는 바, 후원회원(500여인)으로 이루어진 총회와 목사, 평신도로 이루어진 평의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소위 명망가는 있지 않다. 거의가 얼굴없는 사람(?)들이다. 고난 상근자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부끄럽다고 이름 밝히기조차 꺼려하는 이들은 자기용돈을 모아 내놓는 가난한 성직자와 이름 없이 빛 없이 속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고난] 지역공동체에는 해외에 미국, 워싱턴, 뉴욕, 독일에서 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공동체가 있고 캐나다와 오스트리아에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국내에는 강화와 수원이 있으며 이천, 원주공동체가 내년에 만들어진다.
상근간사들이 주머니를 털어 감신대 앞에 지하실을 마련해 시작된 고난 사무국은 4년만에 지상(?)으로 탈출하여 간사들의 만성감기를 털어 버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인권사업부, 회원사업부, 편집부, 문화부, 연대사업부를 두고 상근 2인과 비상근 4인에 의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고난]의 사업원칙은 구체적으로 역량에 맞게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과 먼저 스스로 노력한 후에 다른 곳으로 뻗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방 두칸, 통일 할아버지 4분을 모신다'는 목표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모금운동을 하기 전에 [고난]이 먼저 벌 수 있는 것만큼 벌겠다는 생각이다. 달력 카드 성경주석 판매, 문화공연 이익금을 통해 목표액을 만든 다음에야 널리 알리고 모금을 할 생각이다.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하겠노라 알리고 도우라고 하기 전에 [고난]내의 힘을 최대한 모을 생각이다. 회원들의 성금으로 활동비를 쓰지 않고 간사들 스스로가 수익사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도 그런 생각에서이다.
그간 어버이 주일날 장기수 할아버지를 모시고 효도나들이를 가고 환갑잔치를 열고 하면서 손주 손녀 노릇을 해왔는데 이런 만남을 통해 얻은 바가 크다. 처음에는 수십년에 걸쳐 간직했다는 신념이란 것이 쇼맨쉽이 아닐까, 통일에 대한 믿음이란 게 강짜가 아닐까 하는 강팍한 마음에서의 의심도 강했지만 만난 지 4년이 지나면서 그분들의 순수함에의 발견을 통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민족이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거듭남을 체험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우리 친구 예수'라는 제목으로 걸려있는 고난의 새해 달력에는 갸날 프고 소박한 가난한 예수님의 그림이 가득 차 있다. ""매번 그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빈 호주머니를 채웁니다. 누구보다 가난한 그임에도 말입니다""라는 표지의 글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연말이라서가 아니더라도, 웬지 착하게 가난하게 살아야겠다는 일기 쓰는 심정이 작은 고난사무실을 나서면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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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류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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