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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 기간산업 종사자들에게 '강제노동'을 명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파시즘적 발상의 소치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20일 정부는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노동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등이 공동으로 제출한 '화물연대 집단행동' 관련 보고서를 토대로 경제·사회분야의 국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가칭) '국가 위기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국가경제와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중대사태 발생 시 국가 명령에 의해 인력과 장비를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국가 기간산업 종사자들이 파업 등 집단행동에 들어갈 경우 '업무복귀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이 특별법은 화물연대 사업장과 같이 현행 노동법을 통해서는 단체행동권 행사를 중단시키기에 곤란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주로 겨냥한 '파업 중단법'으로 해석된다.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노동자에 한해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노동부장관에게 긴급조정권을 부여하고, 이에 불응하고 쟁의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화물운송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독립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 노동부장관의 '긴급조정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특별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특별법 추진에 대해 민주노총 법률원의 권두섭 변호사는 ""군사정권 하에서나 나올 법한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변호사는 ""모든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현 경제상황에서 국가 기간산업은 모든 사업장을 포괄할 수 있는, 아주 광범위한 개념""이라면서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을 매우 자의적으로 규정해 이들 사업장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박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조경배 교수(순천향대 법학) 역시 ""전시체제 하 군인이나 공무원에게나 적용될 수 있을 법한 업무복귀명령권을 정부에 부여하겠다는 것은 파시즘적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면서 ""정부가 '독립 사업주'라고 말하는 화물운송노동자들에게 업무복귀명령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은 강제노동을 명령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했다. 조교수는 또한 ""시민·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이나 ILO조약이 강제노동으로 보지 않는 동원 노동은 긴급사태나 재난에 한정해 허용되는 것""이라며 ""이를 일상적 경제활동과 연결시켜 인력을 강제 동원하겠다는 것은 국제인권기준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도 20일 논평을 내고 ""취임 이후 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가 남용되어 왔다며 이를 신중 적용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공익사업장도 아닌 화물연대와 같은 사업장 파업에 대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복귀명령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은 대통령 자신이 공언해 온 원칙의 심각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화물연대 파업의 교훈을 정부가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번 파업은 화물노동자들을 무권리 상태로 방치한 정부의 무사안일이 낳은 결과였다는데도, 문제가 곪아터지기 전에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파업중지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정부 방침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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