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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권고한 후 별다른 후속 대응을 하지 않아, 스스로 법적 강제력도 없는 인권위 권고의 실효성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권위는 교육부를 상대로 네이스(NEIS) 입력대상에서 교무·학사, 입·진학, 보건영역을 제외하라는 등을 권고한 이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인권위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애초 '인권위의 결정에 따라 네이스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현재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교육부는 또 '국가인권위 결정에 대한 찬반동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인권위·전교조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린 글들 중 인권위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이 많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19일에는 교육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를 개최해, 인권위 권고내용과 무관하게 네이스를 시행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교육부가 인권위의 결정에 따르지 않기 위한 '명분 쌓기'에 적극적인 반면, 인권위는 자신의 권고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후속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는 미흡한 권한이나마 인권위법 제20조 2항에 의거, 자신의 권고를 수용하는 데 미온적인 교육부를 상대로 지금이라도 협의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또 법상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교육부가 인권위의 결정내용을 왜곡하려 했을 때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때그때 반박 논리를 적극 전개할 필요도 있다. 19일 교육부는 '네이스에 관한 인권위의 결정문이 오류투성이'라는 식으로 공개적 비판을 가한 바 있다.
사실 인권위가 권고 이후 후속대응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권위가 최초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던 '울산구치소 구숭우 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2월 가해교도관들에 대한 가혹행위 부분은 무혐의 처리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불구속 기소를 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같은 검찰의 결정사실만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을 뿐,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반면 의문사위원회는 김준배 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광주지검이 의문사위가 고발한 가해자를 무혐의 처리하자, 이에 대해 재정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 인권위와 상반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수용자 서신검열 검인 관련규정 개정권고'에 대해 지난 2월 법무부가 ""전면 이행할 수 없음""을 통보하였을 때도 인권위는 네 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법무부의 전면 이행 불가 통보를 외부에 공표하지 말자고 결정했다. 사안이 중대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는 인권위법 제50조에 규정된 처리결과 공개 권한을 스스로 포기한 것. 앞서 지난해 12월 인권위는 '구금시설 수용자가 외부로 발송하는 서신에 대해 검열인을 찍는 것은 구금시설에 수용된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 침해 등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인권위가 권고 이후의 후속대응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은 법적 권한의 한계라고 보기 어렵다. 인권위는 진정사건에 대한 결정이나 정책권고는 명확한 자신의 업무로 규정하면서, 막상 자신의 권고를 실효성있게 만드는 후속대응은 인권위가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특히 네이스 시행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위의 권고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인권위의 후속대응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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