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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사.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국제인권법의 규정들
의사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국제인권법의 법원(法源)으로서 열거할 수 있는 것은 세계인권선언 제19조와 시민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9조이다.
세계인권선언 제19조는 의사 표현의 자유가 특정 국가의 체제나 실정법 질서의 차이를 넘어서서 보장되어야 할 인간 보편적 권리임을 선언하고 있다. 국제인권법상 의사.표현의 자유는 의견을 가질 권리, 표현의 자유, 알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2. 국제인권법상 의사.표현의 자유 내용
(1) 의견을 가질 권리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9조 1항은 모든 사람은 간섭을 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권리를 갖는다고 한다. 이 규정은 어떤 사람이 어떤 의견을 갖거나 갖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처벌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섭을 받지 않고 의견을 가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상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완전히 자유로운 의견이란 완전히 자유로운 사상에서만 나온다.
(2) 표현의 자유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9조 2항은 사람은 누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권리에는 본인이 선택하는 구두, 필기, 인쇄 등 전달수단으로 국경에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전달하는 자유가 포함된다.
사상의 자유가 의견을 가질 권리의 필요조건이라면 표현의 자유는 의견을 가질 권리의 충분조건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란 궁극적으로 반정부, 나아가 반체제적인 의사까지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3) 알권리
알 권리는 개인이 생존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수집, 취급할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다. 생존이나 생활에 위협을 주는 사실을 알게됨으로써 국민은 그에 대항할 수단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정보공개법의 제정이 필수적이다. 알 권리의 대상인 정보의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하는 현행 기밀보호법은 조약에 위반된다.
(4) 조약비준국의 의무
조약당사국은 시민.정치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헌법상의 절차와 조약의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2조). 또한 본조약에 인정된 권리가 침해된 행위에 대해 당사국은 효과적인 구제책을 확보하고 사법적인 구제가능성을 발전시켜야 한다.
3. 국제인권법상 의사 표현의 자유의 제한
국가가 의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표현행위가 그와 같은 목적에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협을 야기한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 또한 어떤 표현행위를 제한하는 입법이 있다면 그 입법의 내용은 매우 명확해야 하며, 만일 자의적인 해석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러한 입법은 조약상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더욱이 그러한 입법의 적용과정에 있어서 자의적인 해석 운용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분명히 표현의 자유 자체의 파괴나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밖에 없다.
4. 의사 표현의 자유 실현이 불가능한 한국의 현실
(1) 의견을 가질 권리
의견을 가질 권리는 사상의 자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국에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과 관행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1) 국가보안법
사회주의 또는 한국정부와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북한을 지지하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제7조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한 불고지죄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양심을 지킬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2) 전향제도
법무부는 국가보안법으로 수감중인 사람들에게 법무부령인 ""수형자분류처우규칙""과 ""가석방심사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해 ""공산주의자""로 전제한 다음, 자신의 사상을 포기한다는 전향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행형법에 정한 일체의 혜택에서 배제하고 있다. 또한 교도소 당국은 국가보안법으로 장기구금되어 있는 수감자들에게 사상 전향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도소 당국의 가혹한 처우가 행해지고 있다.
3) 보안관찰법
보안관찰처분은 행정부인 법무부장관의 결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인적사항과 가족의 재산사항, 3개월마다 주요활동 사항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되어 있을 뿐 아니라 10일 이상의 여행을 떠날 때에도 신고를 해야 하고, 일정한 자와의 회합 통신 금지, 집회시위장소 출입 금지, 특정한 장소 출석 지시 등을 받는다. 한마디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고하고 감시 받아야 하는 것이다.
법률에 의한 이같은 제한들은 어김없이 ""국가의 안전""을 앞세워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국가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제한이 아니라 특정한 사상과 신념을 파괴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임에 분명하다. 그러한 사상이 국가의 안전에 위협이 되었거나 될 우려가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된 적은 없었다.
(2) 표현의 자유
1) 국가보안법
최근에 법원이 개정된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하여 다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해 놓고 있는 것을 보면 문민정부 하에서도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민정부 이후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2) 제3자 개입금지
노동조합법 제12조의 2항과 노동쟁의조정법 제13조의 2항은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이로 인하여 노동자를 고립시켜왔다. 이 조항들은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데에만 이용되었을 뿐이고 사용자의 편을 드는 제3자를 처벌하는 데 이용된 일은 없었다.
정부는 1993년에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에서 폐지권고를 받았는데도 이 조항을 계속 노동현장에서 남용하고 있다.
3) 사전검열
사전검열의 존재는 의사.표현에 대한 단순한 제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고, 국제인권장전에서 인정한 권리를 파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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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또는 대본심사와 무용 및 음악연주에 대한 실연심사와 처벌, 영화제작업자의 등록과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와 처벌, 음반 또는 비디오물의 제작자 등록과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와 처벌, 정기간행물 등록 및 미등록정기간행물 발행시의 처벌, 방송내용의 사전심의 및 행정조치 등이 그 예이다.
4) 특수한 지위에 있는 자의 표현의 자유 침해
피구금자중 사상범인 경우 접견과 서신교환의 제한을 받고 있으며 검열이 심하다. 수감자가 위법행위에 대해 불복의사를 표현하면, 징벌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이것은 지금의 교도소가 인권, 특히 의사.표현의 자유의 사각지대임을 증명한다. 또, 군인, 경찰관, 공무원이 국가에게 허가를 받지 않은 사항을 표현하면 이는 비밀누설죄로 처벌된다.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라는 공무원이 국민을 위하여 사실과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처벌의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가 엄연히 법치주의국가인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일로 벌어지고 있다.
5) 언론기관에 대한 국가의 통제
과거 언론기관에 대해서는 기자의 해직, 언론기관에 정보기관원의 상주, 보도지침 등 물리적인 탄압이 행해졌으나 최근에는 이와 같은 형태의 언론탄압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더욱 교묘하고도 세련된 방식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의 비리나 인권침해를 집요하게 추궁하는 언론인에 대한 기소와 처벌이다. 그밖에 언론기관에 대한 세무조사나 언론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등이 새로운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6) 선거법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서는 비교적 선거와 관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법규정 속에서도 민주정치 체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는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
(3) 알 권리
정부는 정보공개에 대하여 매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례로 각종기밀보호법제를 통하여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조차 지극히 축소하고 기밀의 개념을 넓게 해석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밀의 공표행위조차 처벌의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알 권리는 언론기관에 의하여 가장 적극적으로 침해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물론 그 대표적인 사례는 선거시기에 나타나는 방송의 편향보도이다.
5. 맺는말
국제인권법 원리에 비추어 볼 때 한국사회는 의사 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 완전히 후진국이다.
한국의 인권운동이 결코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되며, 한순간도 손에서 놓아서는 안되는 문제가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이다. 국제인권법의 규정들에 비추어 국가보안법은 국제인권장전에 규정된 인권을 국가의 안전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제한하는 법이 아니라, 자유와 권리의 파괴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따라서 국제적으로도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다시 한번 국가보안법 철폐운동에 불을 지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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