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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장애인 최옥란씨의 장례식이 경찰에 가로막혀 무산되고 말았다. 경찰은 한강성심병원에서 아침 6시 15분께 출발해 명동성당으로 향하던 최씨의 영구차량들을 시청역 앞에서 6시 55분께부터 가로막고 3시간 동안 노상 감금했다
더구나 경찰은 기자들에게 마치 장례참가자들이 장애인 이동권 투쟁 차원에서 시위를 벌여 도로가 막힌 것처럼 말해 장례참가자들의 분노를 더욱 돋궜다.<본지 3월 28일자 참조>
애초 최씨의 유족들을 비롯한 장례참가자들은 최씨가 지난 해 12월 최저생계비의 현실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명동성당에서 아침 7시에 노제를 지내고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 벽제화장터로 갈 예정이었으나, 시청에서 바로 화장터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일부 장례위원들은 아침 11시 명동성당 앞에서 경찰의 장례식 원천봉쇄와 불법 노상감금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이런 기자회견을 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꾸지 못했다”며 “고인을 편히 보내주려는 유족과 지인들의 노력조차 경찰이 무참히 뭉개버렸다”고 분노했다. 또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생전에 최씨는 ‘너무 외롭다’고 말하곤 했다”며 “최저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가난에다 자신의 아들조차 곁에서 키울 수 없는 현실이 결국 최씨를 죽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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