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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시설 노동자들의 파업을 금지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동영(민주당), 안택수(한나라당) 등 여야 국회의원 30명이 지난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아래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작업'을 규정한 제38조 2항에 '전산시설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추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동법 제91조 1항)이 부과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구종태(민주당) 의원 측 비서관은 ""지난 6월 조흥은행 파업 시 노조의 전산실 가동 중단 경고로 국가 전체 은행망이 마비될 위기를 겪지 않았느냐""며, ""은행·철도·가스·발전 등 국가기간산업의 경우 파업으로 인해 전산망이 마비되면 복구 불가능한 혼란이 우려된다""고 법안 취지를 소개했다.
이에 민주노총 법률원 강문대 변호사는 ""기존의 제38조 2항은 쟁의 기간 중 가동을 멈추면 이후 쟁의가 타결되더라도 심각한 손해가 예상되는 중요 작업 시설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개정안의 추가 조항은 전산시설 노동자의 파업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헌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이용득) 유선기 정책국장은 ""지난 조흥은행 파업 때도 파국은 막기 위해 필수인력이 전산실에 남아 있었다""며 ""파업 중 전산실 운영 부분은 노사간 단체협약에 규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법률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노사자율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곽태원) 고윤남 정책기획부장 역시 ""개정안대로라면 시행령·시행규칙에서는 '전산시설'의 정의가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증권·보험·각종 협동조합 등 산하노조 대부분의 사업장에 전산시설이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전산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이 박탈되는 등 파업권이 무력화 될 것""이라고 법안 통과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 노동조합 개정안의 제출 배경을 지난 5월 화물연대 파업 이후 '국가위기관리를위한특별법'이 추진되는 등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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