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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아파서 손을 올리는 일은 할 수가 없어요"", ""오늘도 병원 진단을 받으러 서울에 왔는걸요""
지난 4년 간 산재신청 승인을 위해 힘겹게 싸워 온 김명진(29) 씨는 오늘부터 삼성 SDI 부상공장 앞에서 '강제 사직 종용에 대한 항의'와 '산재 불인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인다. 93년 삼성 SDI 입사 후, 98년 구조조정으로 사내기업 (주)정우전자에 재입사 했던 김 씨는 99년 8월 회사를 그만둘 당시 회사가 산재신청을 이유로 사직을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을 전전하면서 알게 된 병명은 '근막통증후군'이라는 근골격계 질환. 99년 김 씨의 산재신청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재해경위의 인과관계가 미진하고 유사 사업장의 발병 가능성이 인정되기 전에는 산재로 단언할 수 없다'는 자문의의 소견을 이유로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온 몸에 기운이 없고 팔과 목, 머리 등이 아파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는 김 씨는 아르바이트로 병원비를 충당, 직업병 전문의를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5월 또 다시 김 씨의 산재신청이 반려됐다. 공단은 김 씨 사건이 4년 전에 이미 다룬 것일 뿐 아니라, 99년에 '근막통증후근'이었다면 그 이후 현재까지 일을 계속하지 않았으니 다 나았어야 한다며, '근막통증후근'으로 볼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통증으로 일을 할 수 없었다는 김씨는 공단의 산재신청 반려에 어이없어 했다. 더욱이 당시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공단이 이제 와서 '왜 재심신청을 하지 않았냐'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를 진단한 원진녹색병원 임상혁 노동건강연구소장은 ""김 씨가 작업하던 사업장 구조 사진만 보더라도 작업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알 수 있다""며, ""환자가 발생해도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회사도 문제이고, 산재를 인정하지 않는 근로복지공단의 무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99년에 이미 직업병으로 인정을 받던 근막통증후군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은 근로복지공단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1인 시위와 함께 공단을 상대로 한 산재불인정 책임을 묻는 행정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씨는 ""그 동안 힘들었지만, 이제부터 싸움의 시작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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