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획> 무노조 삼성의 인권유린을 고발한다 (4)
내용
"한 변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이 변호사는 삼성과의 문제를 고려해 익명을 요청했습니다. 부득이 익명 인터뷰기사를 내보내는 점 양해바랍니다. 오늘로 <기획>은 마무리됩니다.[편집자주]


- 삼성의 무노조 전략을 이야기해 달라.

= 87년 이후 노동자들이 계속 노조를 결성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똑같은 방법으로 좌절됐다. 노조결성 움직임이 조기에 발견되면 신속하게 관련 노동자들을 격리시킨다. 초기엔 회의실 같은 곳에 붙잡아두고 노동자가 승복할 때까지 회사간부들이 돌아가면서 면담을 진행한다. 90년대초 한 사업장에선 40시간 동안 계속 면담이 진행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사실상 감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바깥으로 데리고 다닌다. 회사측에선 물론, 본인 동의 하에 여행한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설립신고 단계까지 가게되면 관청 앞에서 기다리다가 준비된 설립신고서를 먼저 접수시킨다.


- 무노조정책을 유지해온 비결은?

= 삼성에는 돈과 사람(전담요원)이 있다. 내부감시로 노조설립 움직임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은밀히 추적한다. 


- 노동자들이 그렇게 버텨내기가 어려운가?

= 삼성의 벽을 뚫기란 어렵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해고도 감수하겠다는 결의를 밝히지만, 자신이 격리되고 친인척을 동원해 압력이 행사되면 대부분 '합의서'를 쓰게 되는 것이다.


- 노동자들이 법으로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 위법한 일이지만, 당사자들이 나중에 합의하고 포기하기 때문에 법적 다툼으로까지 가지 못하고 있다. 탄압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해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 삼성이 무노조정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

= 무노조전략은 결국 오너경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상속한 2세가 창업주의 신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사실 노조를 만들더라도 삼성의 힘 정도면 노조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만도 한데, 막무가내로 노조를 용인하지 않는다. 노조가 꼭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창업주의 이념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방침'수준에서 지키던 것이 이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렸다. 무노조 신념이 체계화된 것이다. 무노조정책을 깨뜨리기 위해선 결국 경영방식을 바꿔내는 것이 관건이다. 


- 결국 무노조 정책은 노동권 유린 아닌가?

= 대통령도 걸핏하면 '법대로'를 외치지만, 삼성에서는 노조설립과 관련해 법이 통하지 않는다. 헌법과 노동법 등에서 노조결성의 자유를 명백히 보장하고 있는데, 삼성과 같은 개별회사가 노조설립을 막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2672
생산일자 2000-12-22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단신
분류1
분류2
분류3
분류4
소장처
다운로드
페이스북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