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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선거법에 의해 참정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만 18, 19세 청소년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4일 이경훈(18) 씨 외 청소년 10명은 '18세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선거연령 제한은 평등권 침해이고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18세도 선거를 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주민등록증'과 '기표도장'을 이용한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이경훈(18) 씨는 ""작년 대선에 관심이 많았는데, 투표권이 없는 걸 알고 황당했다""며 ""18세가 되면 군대갈 의무는 있는데 투표할 권리는 없다. 청소년은 시민사회의 구성원이지 정치무능력자가 아니""라며 현행 선거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선거연령의 하향화는 전 세계적 추세이며, 1998년 중앙선관위가 조사한 119개국 중 82%인 98개국에서 선거연령은 18세 이하였다""며 한국의 정치적 후진성을 비판했다. 이러한 후진성은 청소년을 훈육과 통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청소년의 인권과 정치·사회 참여권을 보호하는 방안의 마련은 방기해 온 데 원인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18세 선거연령 인하를 위한 대학생 모임'도 ""정치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공간? 18세 접근금지?"", ""독일에선 19세 국회의원, 한국에선 19세 정치무능력자?""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통해서 비상식적인 선거연령 제한을 비꼬았다.
또한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군에 입대한 18세 남성과 곧바로 취업한 18세 국민의 경우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는 상황을 들며, ""'의무'를 요구할 때는 18세를 성인으로 취급하고, 그에 상응하는 '권리'가 요구될 때에는 18세를 미성년으로 취급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이중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같은 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첫 정기의회에서 청소년 의원들도 선거연령을 만19세로 하향 조정하는 최근 선관위의 개혁안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18세 이하로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선거권의 연령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재량""이라며 만20세 선거권을 규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5조 1항에 대해 모두 3차례나 합헌 판정을 내린 바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든 상태다. 또 지난 2001년 민주당이 선거연령을 19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을 확정하고서도 후속 입법조치를 취하지 선거 연령 인하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헌법소원과 선관위의 개혁안 마련을 계기로 청소년의 참정권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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