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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택시회사 노조 대의원 한 명이 비노조원에게 폭행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조항기 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했으나 두개골 골절 등으로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하고 있는 상태이며, 당시 상황에 관해서는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밤 11시경 영하운수 노조 대의원인 조항기 씨는 피투성이 상태로 인천의료원 로비 소파에서 발견됐다. 조 씨를 최초 진료했던 의사 한경훈 씨는 ""데려온 사람들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조 씨를 두고 가 약 두 시간 후에야 응급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인 장모 씨의 신고로 사건 직전 조 씨와 함께 있었던 비노조원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폭력혐의를 부인하다 이들 중 박모 씨가 폭행사실을 뒤늦게 시인해 인천동부경찰서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아래 민주택시연맹)은 경찰이 이 사건을 노동탄압이 아닌 개인적 시비로 인한 싸움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위장 취업한 비노조원들의 의도적 폭행에 대한 신속하고 엄중한 단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택시연맹의 주장은 이번 사건이 사측의 회유로 노조탈퇴서를 쓴 뒤 '노조 파괴'와 '월급제에서 사납금제·도급제로의 전환' 등을 목적으로 한 노조파괴 공작에 가담했던 조항기 씨가 노조 탈퇴서를 다시 찢고 지난달 16일 노조원들 앞에서 '양심선언'을 한 이후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 씨의 부인 장모 씨는 ""남편이 회사쪽 일을 해주는 대가로 매달 150만원씩을 받아왔지만, 노조 부수는 일에 가담하고 난 후 계속 양심의 가책을 느껴왔다""고 말했다.
민주택시연맹은 인천지역본부 정광훈 사무처장은 ""지난 4월 하기철 사장이 영하운수를 사실상 인수·장악한 후부터 전문 노조파괴단에 의한 폭력과 협박, 회유 등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돼왔다""면서 이번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하운수 전 노조위원장이 사측에 의해 포섭돼 최근 민주노총으로부터 직위해제된 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임기범 씨는 ""노조탈퇴 서명을 거부하는 김광욱 쟁의부장을 집단 폭행하는 등 감금·폭행사건이 일상적으로 일어났고, 나 역시 수없이 맞았다""며 그동안 사내폭력이 심각했음을 지적했다.
이들이 말하는 전문 노조파괴단은 하기철 사장이 영하운수를 사실상 인수한 시점에 노조파괴를 위해 '위장취업'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하 사장 소유의 부강교통과 대신교통에서도 노조탄압을 직업적으로 수행해오다 하 사장 취임 직전인 4월 17일과 5월 7일, 대략 두 차례에 걸쳐 영하운수로 대거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직무대행은 ""그들에게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3개월 수습기간도 면제해주고 수입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급여를 지급하는 등 특혜를 주었으며, 그 중 몇 명은 회사에 상주하면서 노조원들을 상대로 회유와 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조측은 조항기 씨 사건을 포함해 이들이 자행한 7개의 부당노동행위와 폭력행위에 관해 인천지검과 경인지방노동청에 고발해놓은 상태다.
민주택시연맹 강승규 위원장은 ""조만간 민주노총 인천지부와 함께 대규모 집회와 기자회견을 여는 등 투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변 소속 변호사와 민중연대 등 사회단체와 함께 벌인 진상조사 결과도 다음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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