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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은 총 4회에 걸쳐서 공공부문 간접고용(위장도급, 파견 등) 노동 실태를 살피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을 확산시키고 있음을 우리는 이 기획을 통해 확인할 것이다. 이 기획은 지난 상반기 인권운동사랑방 기획사업반이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 4개 단체와 함께 진행한 공공부문 간접고용 실태 조사의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서울대공원에서 분뇨 수거와 쓰레기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용역노동자 김 씨. 그는 주 평균 48시간에서 50시간, 월 평균 28일이나 근무를 하면서도 고작 손에는 50만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부산대에서 근무하는 청소용역 노동자 최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의 올 3월분 임금명세서를 보면, 통상임금 43만5100원에 실수령액이 49만277원으로 법정최저임금 51만4150원에 미달했다.
법정최저임금으로 임금을 결정
법정최저임금이 일종의 '임금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고발되었던 해양대는 올해 새로 체결한 용역계약에서는 정확히 법정최저임금만큼만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전남대도 2002년 9월부터 법정최저임금인 51만4150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최소한의 금액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임금의 상한선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또 서울대공원과 파견계약을 맺고 있는 (주)대원관리는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의 지급대상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서약서 작성을 강제하고, 부산대의 경비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용역업체에서는 일년에 단 하루라도 결근을 하면 퇴직금을 주지 않는다. 퇴직금 이외의 각종 수당 역시 제대로 지급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경북대 공대 12호관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노동자 양 씨는 매일 야간근무를 하면서 월 77만원의 급여를 받지만, 기숙사 경비를
맞고 있는 계약직 노동자는 격일 근무에 월급 90만원, 상여금 연 70만원을 받는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동일직종에 종사하는 정규직만 아니라 직접고용 계약직 노동자들과도 임금 차이가 현저하다.
항상적 고용불안, 만성화된 불법 고용
대구 KBS에서 운전일을 하는 유 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불안한 미래이다. 파견법상의 직접고용 의무를 피하기 위한 사측의 조처로 2년의 계약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 ""돈을 적게 받든 많이 받든, 안정적으로 일할 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유 씨는 말한다.
파견법 제6조 제3항에는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에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피하기 위해 사용사업주들은 2년마다 주기적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한다. 파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 조항이 오히려 현실에서는 악용되고 있는 것.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 혹은 용역계약(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업무의 지휘·감독도 용역업체로부터 받는 것)을 맺고 있는 경우에도 사실상 불법파견(파견법에 따라 허가받은 파견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임금을 받지만, 사용업체로부터 업무상 지시·감독을 받는 경우)으로 볼 수 있는 계약내용도 비일비재하다. 경북대 경비직 용역노동자 유 씨에 의하면 일상적인 업무의 지휘·감독은 실질적으로 학교측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용역업체 소속이지만, 유 씨는 출퇴근 확인은 학교측 관리책임자가 직접 전화로 하고 있으며, 업무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학교측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는다고 전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이러한 불법파견에 대한 사용사업주의 대응이다. 부산교통공단은 지난해 8월 지하철 2호선 3단계 개통이 이루어지면서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매표업무를 완전히 민간에 위탁하였다. 이 매표업무 민간위탁과 관련하여 사용사업주(부산교통공단) 및 파견사업주는 부산지방노동청으로부터 불법파견으로 행정지도 및 행정처분을 받은 상태이지만, 파견사업주 측에서 집행정지가처분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아직 용역노동자들이 계속해서 매표업무를 하고 있다. 이른바 공공기업이 국가기관의 시정 지시까지 무시하며 간접고용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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