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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60%가 넘는 현 추세에서 파견·용역 노동자에 대한 고용불안 해소하고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가 들끓고 있다.
민주노총과 파견철폐공대위는 이런 요구를 담아 8일 광화문 한글학회에서 「파견·용역 노동자의 법적 지위에 관한 토론회」를 열어 사업주의 법적 책임문제를 따졌다.
발제에 나선 민변 김선수 변호사는 ""파견노동자들은 단체 협약을 실질 사용자와 맺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노동조합을 만들면 '사용사업주'가 해고나 다름없는 계약해지를 한다""며 ""파견노동자들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파견근로자보호법에 규정돼 있는 사용자의 의미를 확대 적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사업주란 근로자 파견계약에 의하여 파견 노동자를 직접 사용하는 사업주를 말한다.
파견근로자보호법 제6조 제3항엔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돼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사업주가 고용 기간 2년을 초과하고도 직접고용 계약을 회피하고 용역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더 빈번하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최홍엽 교수는 ""파견근로자보호법 입법취지는 분명 파견노동자들이 당할 수 있는 중간착취를 막고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에 있으나"", ""행정당국은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실태파악이나 근로계약 위반에 대해 다루는 시늉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교수는 이어 ""파견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사용사업주가 직접 파견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쪽으로 법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온 경총 이승길 법제조사팀장은 ""파견근로 관계에서는 파견사업주가 계약상 유일한 사용자이기 때문에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계약 관계가 없는 사용사업주에게 해고를 제한하게 하는 법을 적용할만한 근거가 확실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전국시설관리노조 이진희 위원장은 ""파견근로자들이 파견사업주와 근로계약을 맺지만, 대부분 사용사업주에 의해 임금, 인사가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을 지적하고, ""파견사업주가 책임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데도 사용사업주의 책임을 회피하는 말만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공박했다. 노무법인 참터 노경석 대표노무사도 ""2년 이상 파견노동자를 사용했다면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한""며 ""파견근로자보호법 제6조 제3항이 2년만 사용하고 그 후에는 계약을 해지하라는 권고문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론회에는 한국통신 계약직 노조, 인사이트코리아 노조 등 비정규직 노동자 60여명이 참가해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법적 지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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