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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의 명수, 국정원의 꼬리가 또 다시 잡혔다. 파키스탄 출신 귀화 한국인이 국정원으로부터 '정보원' 역할을 강요받다 이 같은 사실을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것이다. 국정원이 이슬람사원에 모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동향을 알아오라 했단다. 테러리스트를 잡아주면 집을 사주겠다고 했단다.
힘없는 사람 약점 잡아 '프락치' 삼으려 하는 국정원의 못된 버릇은 여전하다. ""통상적인 동향파악이었다""고 뻔뻔스런 혀를 내두르는 것 역시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대체 국정원이 과거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감시 대상 목록에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까지도 추가되었다는 점인가? 이제껏 '대공수사'로 먹고살았다면, 이제는 '대테러'란 먹이 하나를 더 찾아냈다는 점인가?
이슬람계 외국인 노동자란 이유로 테러 위험 인물로 낙인찍고 감시대상으로 삼는 것은 극심한 인종주의가 판쳤던 나치 독일을 연상케 한다. 미국에서도 9·11 이후 아랍계 외국인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관리한다던데, 이런 것마저 미국을 쫓아 하는 건가? 이번에 덜미가 잡힌 곳은 안산과 부평이지만, 다른 곳이라고 국정원의 감시망으로부터 안전지대였을 리 없다. '대테러'를 빌미로 그들 손에 들어간 정보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국정원이 '해외와의 정보교류'를 부쩍 강조하는 걸 보면, 외국의 정보기관들은 그 내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국정원은 이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테러방지법을 기어이 만들어 다른 행정기관의 정보업무까지 장악하고 대테러활동 지휘하며 목소리를 키우려고 하는 걸 보니 말이다. 통신검열 칼자루 휘두르는 데 '반국가활동'이란 핑계 하나로 모자라 '테러'까지 포함시키려는 걸 보니 말이다. '테러 우려'를 빌미로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규제권한까지 가지려고 하는 걸 보니 말이다. 소름이 돋는다. 역시 무서운 국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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