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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자들의 잇따른 분신과 자결 사태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노동기본권 실태보고서'(아래 보고서)를 내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12일 다산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등 30개 인권단체들은 '2003년 노동기본권 실태 보고서'를 내고 ""노동조합과 운동가들에 대한 살인적인 손배·가압류와 각종 부당노동행위, 각종 차별에 시달려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헌법과 노동관계법, 그리고 국제인권원칙에 명백하게 위배된다""면서 ""한국정부가 인권침해의 가해자로 앞장섬으로써 국제인권원칙에 따른 국가의 책무를 스스로 방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사측은 ""파업을 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고 파업이 시작되면 업무방해나 명예훼손 등의 구실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한 뒤 이를 무기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파업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을 사전·사후적으로 봉쇄하는 행위""라며 ""살인적인 청구액은 인권의 바탕인 생존권 그 자체를 침해하는 것이며 건강권, 아이의 교육권 등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제반 권리를 송두리째 박탈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보고서에 집계된 바에 따르면, 공공부문 손배·가압류 규모가 394억 7천만 원으로 전체 액수의 26.4%에 이르러 인권보장에 힘써야 할 정부가 오히려 생존권 박탈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전체 노동자의 50%가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부정책도 국제인권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위원회'(아래 사회권위원회)는 한국정부 2차보고서 심의 후 채택한 최종견해(아래 최종견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연금혜택, 실업, 의료혜택, 직업안정성 등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노동부가 발표한 이른바 '노사관계 개혁방향'은 △동일노동·동일임금 규정을 명시하지 않고 △기간제 노동의 사용 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기간(2년)만 제한해 주기적 해고사태를 예고하고 있으며 △몇 개 업무만을 제외하고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하는 등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어 위원회의 권고와 배치된다.
한편 최종견해는 ""파업행위를 범죄시하는 정부의 접근방식은 전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것""이라며 ""대량해고에 의해 유발된 최근의 노동 관련 시위에서 과도한 경찰력이 사용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폭력을 이용한 정부의 '사용자 편들기'는 여전했다. 올해 들어 7개 사업장에 경찰력이 투입됐고, 지난달 24일 현재 구속자가 144명에 이르렀지만 부당노동행위 사업주는 단 한 명도 구속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권단체들은 ""한국정부는 사회권규약 당사국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고 있어 2006년 3차 보고서 심의에서 사회권 침해 국가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시 그 예전의 무권리의 노예상태로 돌아가라는 자본과 정권에 대해 우리는 인권의 이름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단체들은 17일 국가인권위에 노동기본권 관련 조사활동을 촉구하는 진정을 제출하고, 18일 청와대 앞에서 전국 인권운동 역량을 총결집해 항의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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