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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부터 9일까지 캐나다 뱅쿠버에서 열렸던 엠네스티 국제영화제에서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란 작품이 갑작스레 상영을 거부당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인 두 제작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는 지난해 4월 베네주엘라에서 차베스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감행된 '실패한 쿠데타'의 면면을 생생히 묘사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휘된 민중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사영화된 베네주엘라의 주류 방송들이 진보적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쿠데타 세력들과 어떻게 공모하고 있는지를 잘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엠네스티는 작품의 상영 예정일인 11월 9일을 며칠 앞두고 상영취소 결정을 내렸다.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가 특수한 인권 이슈에 대해 '너무 편향적이고 불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 또 ""엠네스티 베네주엘라 지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작품이 상영되면 자신이 물리적인 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고 전해왔기 때문에 직원 보호와 엠네스티 지부간의 연대차원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올 제7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이 작품은 엠네스티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 이전에 이미 숱한 국제 영화제들에서 상영되어 수상을 했고, 유럽의 공영방송에 방영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자, 베네주엘라 사영 방송국의 핵심 세력들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작품이 ""쿠데타의 진실을 왜곡했다""며 작품 제작을 후원해준 유럽의 몇몇 방송국들에게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세계 각지의 방송국과 영화제 관계자들과 만나 압력을 넣어 왔다.
국내 노동영화제 측도 미국에 거주하는 한 베네주엘라인으로부터 상영에 관한 항의 이메일을 받은 바 있다.
국제엠네스티의 상영 거부에 대해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의 제작자들은 ""보수 세력들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의 목적이 바로 엠네스티 영화제가 결정한 상영 거부와 같은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가치인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면 민주주의 자체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를 지지하는 12개 단체들도 지난달 13일 성명서를 통해 ""만약 엠네스티 영화제가 정말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쿠데타 세력들이 민주적인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벌였던 탈법적인 행위를 보여주고, 보수세력들이 미디어를 독식하면서 정확한 정보 접근이 차단된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을 응당 상영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의 상영을 지지하는 서명을 온라인 상에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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