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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아래 FTA) 비준안 처리가 내달 9일로 연기돼 또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8일 3당 총무들이 비준안 통과를 합의하였으나,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농촌지역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하는 등 비준안 처리를 저지함에 따라 결국 처리가 무산됐다. 물론 이는 농민들의 저항과 희생이라는 발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앞에서 FTA 비준을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나갔다. 오전 11시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 과정에서는 1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농업 현실을 무시하는 FTA 비준을 저지하려는 노력은 오후 1시 '전국농민연대 결의대회'로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민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결의대회에서 전국농민연대는 ""400만 농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을 강력히 반대""하며 그런 요구가 들어지지 않을 시 ""4월 총선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반드시 낙선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 강춘성 회장도 ""올해는 쌀 시장 개방에 관한 재협상과 WTO/DDA 협상 재개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해""라며 이번 비준안 통과가 이후 농업시장 개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농민들의 이 같은 요구에 경찰은 수 차례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폭력적인 진압으로 응답했다. 이 과정에서 15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농민 62명이 연행되는 등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부상자와 연행자가 속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 박흥식 사무총장은 ""시위용품도 갖추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쐈다""고 비난하고""그 과정에서 농민 다수가 부상을 입은 데 대해 경찰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준안 처리가 다시 한 번 연기된 데 대해 전국민중연대는 성명서를 내어 ""언제까지 농민들이 국회가 열릴 때마다 전국에서 모여 절규하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가""라고 되묻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아예 폐기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민중연대는 ""WTO와 FTA를 통한 개방과 자유화는 대다수 노동자 농민을 희생시키는 '피와 눈물로 점철된 세계화'일 뿐""이라며 ""정부는 개방 만능론을 버리고 한-일, 한-싱가포르 FTA 추진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농은 향후 설을 기점으로 지역 국회의원을 방문해 비준안 연기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내달 9일 본회의가 열리는 날에는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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