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고근예의 인권이야기] 현이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
"안녕! 개학했을 테니, 학교에 잘 다니고 있겠지? 공부방에도 매일 매일 나와서 환이하고 열심히 장난도 치고..
 
처음에 푸른교실을 찾아가서 현이와 친구들은 만났을 때, '인권아 놀자? 인권이 뭐예요?' '인권 공부 시간이예요?'라고 물으며 선생님들을 쫓아 다녔었는데... 지금은 현이가 인권이 무엇인지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 해 주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걸.
 
현이야! 쿠엔과 마이클, 양송이가  기억나니? 차이·차별을 구별하던 시간에 현이하고 친구들이 '필리핀에서 온 이주노동자 쿠엔', '키180㎝에 백인이면서 학교성적은 평균90점 이상인 마이클'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던 성수'가 되어서 학교에 입학도 하고, 회사 면접 시험, 공항출입도 해 봤었지. 처음에는 푸른교실 친구들이 무척 재밌어 했는데, 나중에는 화를 '씩씩' 내며 ""차별이 싫어""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차이와 차별을 구별하는 것'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시간에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10번이라는 짧은 만남이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인권교육이 끝난 다음에 아쉬운 마음이 컸어. 시간이 많았다면, '인권아  놀자' 시간에 더 많은 내용을 나누고, 푸른교실 친구에게 인권을 잘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을 텐데하고 말야.
 
우리나라에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살고 있는데, 현이는  아직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했잖아. 이주노동자의 자녀 중에는 현이처럼 초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직접 만난다면 몽골이나 네팔의 친구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알아볼 수도 있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리고 부안에 살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핵폐기장이 왜 위험한지, 핵발전소가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대안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겠지? 
 
이제는 현이와 친구들이 함께 알아가야 할 것 같아.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다루던 시간에 현이가 했던 말, 기억하고 있니? 지하철 계단에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승강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칸막이를 만들고,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말하고 해달라고 하면 이뤄질까요?""라고 물었잖아. 그때, ""앞으로 꼭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만나는 친구들에게 계속 인권을 얘기 해주자""고 했었는데, 현이는 그렇게 하고 있니? 
 
선생님들도 그때 약속을 생각하면서 다시 공부방 친구들을 만날 참이야. 푸른교실은 아니지만 올 봄에 공부방에서 인권교육을 하기로 했거든. 푸른교실 친구들에게 너무 얘기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때때로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컸어. 그래서 말야, 앞으로 만나는  친구들에게는 더 쉽게 인권하고 놀 수 있도록 할 참이야. 아, 그 친구들이 부럽다고? 
 
다시 만나면, 그동안 현이가 보고 생각한 인권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 무척 궁금해지는 걸. 건강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자. 
 
(고근예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입니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3236
생산일자 2004-02-09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고근예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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