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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인터넷 실명제'가 담긴 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아래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되자, 사회단체·인터넷언론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불복종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인터넷언론인·인터넷국가검열반대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1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인터넷 실명제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와 자기정보통제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시대 요구에도 어긋난다""고 평가하며 ""실현가능성도 불분명한 졸속 입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서 추진하던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 판결을 받았으며, 유럽의회 역시 인터넷의 익명성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정개특위가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 중 82조5에 따르면 '인터넷 언론사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대화방 등에 선거에 관한 의견을 게시하는 경우, 의견게시를 하는 자가 기입하는 실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여부를 확인 한 뒤, 일치하는 경우에만 의견게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개정안 8조5에 따른 인터넷 언론사는 '정치·사회·문화·시사에 관한 보도·논평 및 여론 등을 전파할 목적으로 취재·편집·집필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보도·제공하거나 매개하는 인터넷홈페이지를 경영·관리하는 자 등'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언론사뿐만이 아니라 사회단체나 개인 등의 홈페이지도 이 규정에 따라 인터넷 실명제의 적용대상이 된다. 개정안은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향후 사회단체들은 인터넷 실명제 추진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불복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며, △온라인 시위 △메일 보내기 △배너달기 △국회의원 면담 등 항의운동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서는 게시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때 행자부의 주민등록 데이터베이스와 신용정보회사들의 개인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자기정보 통제권의 심각한 침해가 우려된다. 이 점에 대해 인터넷 언론인과 공대위는 ""이들 정보는 각각 고유의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도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해 실명인증제 도입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터넷 실명제는 사전 검열에 해당하며, 익명성에서 기인하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본래의 수집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정보통제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실명인증제를 도입해야 하는 대상도 특정 인터넷 언론사만이 아니라 언론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민단체나 개인 등 선거게시판을 운영하는 광범위한 다수로 그 정의가 불분명하여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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