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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아래 국가인권위)가 군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군 의문사 방지대책 마련을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각각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3일 발표된 권고는 과거 군 의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한시적인 독립기구 설치와 군 의문사 방지를 위한 군 수사체계의 민주적인 개혁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군 수사체계 개혁하라
국가인권위는 수사의 지휘권이 이해당사자인 군 지휘관에게 있는 점이나 보안규정을 근거로 한 수사과정의 폐쇄성 등이 군대 내 사망사건에 대한 조작, 은폐를 수월케 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시정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주요 내용은 △현행 군사법원과 군검찰사무운영규정 상 소속 부대장의 군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 규정 폐지 △보안규정의 탄력적인 적용을 통해 유가족들에게 수사내용 공개 △사체 검안·부검시 민간전문가의 참여 보장 등이다. 더불어 과학적이고 철저한 초동수사를 위해 △군 수사인력의 전문성 제고 △사망사고 발생 시 불과 24시간 이내에 각 군 참모총장에게 잠정적인 사망원인을 보고하도록 한 내부규정 개정 등도 이번 권고에 포함됐다.
독립적인 진상규명기구 필요
또한 국가인권위는 과거 군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해 ""현재 국방부 내의 특별조사단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공정한 제3의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위해 한시적인 특별법 마련을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이는 사실상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군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국회에 주문한 것이다.
이번 권고는 군 의문사와 관련 국가인권위에 접수된 54건의 진정 중 대부분이 군 수사가 진행·종결되었거나 1년 이상이 경과된 사안들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상 각하사유에 해당돼 진상규명의 길이 막혀있는 상태에서 나왔다.
""늦었지만 환영한다""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대해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아래 군가협) 주종우 회장은 ""환영한다""면서도 ""좀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군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안이 지난해 말부터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16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마당에서야 특별법 제정 권고를 내린 것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 회장은 ""국가권력에 의해 조작·은폐된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데 더 이상 시간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특별법 통과를 국회에 거듭 촉구했다.
폐쇄된 공간, 군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군 의문사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국회와 국방부가 이번 권고를 적극 수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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