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논평> 평화재건은 점령군과 함께 갈 수 없다
내용
"미국이 침략군으로서 이라크 땅에 발을 내딛은 지 1년. 이라크 어디에도 미국이 호언장담하던 대량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전세계인의 시선을 붙잡는 것은 이라크 민중의 처참한 현실뿐이다.
 
지난 1년 동안 1만 여명이 넘는 이라크 민간인들은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목숨을 잃었고,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학대 등 비인도적인 처우가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쟁으로 인한 사회기반 시설 붕괴와 대규모 실업사태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이어지면서 미국을 향한 이라크인의 분노는 폭발직전에 놓여있다. 
 
뿐만 아니라 테러를 불식하겠다던 미국의 오만한 침략전쟁은 오히려 세계 곳곳에 테러를 불러왔고, 전세계로 확산된 테러의 공포 속에서 점령군으로 동참을 약속했던 나라들마저 미국을 등지고 있다. 더욱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세계적인 반전운동은 미국과 침략전쟁에 동참한 나라들을 더 압박할 뿐이다.
 
최근 스페인이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반전, 파병반대 여론을 수렴한 결과이다. 스페인 내 90%에 이르는 전쟁 및 파병반대의 요구를 받아 안은 스페인의 새 총리는 6월까지 이라크에서 스페인 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스페인만이 아니다. 다국적군으로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는 온두라스, 폴란드 등도 자국 군대의 철군을 공식 발표하거나 조기철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국정부는 일관되게 이라크 파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이라크의 비참한 현실도, 미국과 점령군의 새빨간 거짓말도,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도 도무지 모른다고 할 수 있는가. 정부가 파병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평화재건'은 미국과 함께 내딛는 점령군의 발걸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또 다른 '점령군'의 지위로 어떻게 평화를 재건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가 진정으로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원한다면, 당장 추가파병 동의안을 철회하고 이라크 내에서 한국군을 철수하라! 만약 파병 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정부와 국회는 민중과 더 나아가 인류의 양심으로부터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13337
생산일자 2004-03-19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일반문서
형태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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