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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라크인 포로에 대한 미군의 반인륜적인 범죄가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더 잔혹한 장면의 학대 사진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누구나 이라크인 포로들의 인권과 미군의 가학성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아무도 사진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문제제기 하지 않는다.
언론사들은 선정적인 사진 보도에만 열을 올렸을 뿐 피해자의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 신원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다. 최소한의 '모자이크 처리'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선정적인 사진을 내보냈다. 이러한 보도는 이라크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지 않은 조선일보도 마찬가지. 인터넷중앙일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미군의 이라크 포로학대 갤러리'를 운영하며 '구경을 즐기는 듯' 하다. 한겨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들의 선정성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는 듯 했다. 실제로 프레시안에서는 11일 한때 ""개가 물고, 부상자 깔아뭉개고""라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가 'BEST 클릭 기사' 첫 번째에 오르기도 했다.
이라크 피해자에 대한 인권 침해는 안타깝게도 몇몇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드러났다. 미군의 반인륜적 범죄를 폭로하는 자리에서 등장한 사진들은 비록 그 자체가 진실이었다고 하더라도 언론과 마찬가지로 선정적이었고 피해자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됐다.
반면, 디지털 말의 입장은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말은 6일 기사에서 ""미국 CBS와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이라크인 포로 성학대 사진 십 수장을 각각 공개했지만 이중 2-3장만 국내 언론에 게재된 것은 사진들이 지나치게 반인륜적이고 충격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자료가 너무 끔찍해 옮겨오지는 못하고 링크만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진을 통해 눈으로 확인되는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이들의 고통스런 경험에 주목하는 언론은 많지 않다.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반전·파병반대 운동에 불씨를 지펴야 한다는 주장은 피해자가 겪은 상처, 모멸감의 공유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사진공개는 피해자인 이라크인 포로의 입장에서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5일 인터넷 뉴욕타임즈는 이라크인 포로 하이더 사바르 아부드 씨가 사진 속의 두건을 쓴 인물이라고 밝히며, ""아부드는 성적인 모멸감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너무도 수치감을 느껴 이라크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비단 아부드 씨와 같은 직접적인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고문·학대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군의 포로였던 이라크인들 모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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