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권에 발목을 잡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사측의 손을 들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지방법원 민사3부(박희승 부장판사)는 19일 '태광산업 해고노동자 19명이 사측에 1억 9천만원을 연대배상 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날 38명의 피청구인 중에서 일반 조합원이었던 17명에 대해서는 기각판결을 내렸지만, 대의원 이상 간부경력이 있는 19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태광산업은 흑자를 유지하던 2001년 전체조합원 2,047명중 850명에 대해 강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맞서 노조가 같은 해 6월 12일부터 83일간 파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측은 정리해고자를 대상으로 26억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91억원의 가압류를 제기하였다. 그 후 노조위원장 등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하고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노동자 38명에 대해서만 26억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던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조원들은 당시 회사가 흑자를 기록해 정리해고를 할 이유가 없다며 정당한 파업을 벌였다고 주장하나 형사 판결에서 유죄로 확인되는 등 불법파업이 인정된다'고 밝히고 '당시 노조위원장 등 일부 핵심 간부들은 희망퇴직으로 소가 취하되는 등 형평을 고려해, 일반 조합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간부들에게만 책임을 묻는다'고 덧붙였다.
태광산업정리해고투쟁위원회 김형옥 의장은 ""노동자 개개인에 대한 손배·가압류가 지나치다는 사회적 인식이 지배적임에도 재판부가 자본의 편을 들었다""라고 평하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박강우 정책국장은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해 노동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이 인정하게 되면 앞으로 노조활동이 자유로울 수 없다""며 ""노동자의 유일한 무기가 파업인데, 헌법이 인정하는 노동자의 기본권을 하위법인 민법으로 제약하는 것은 기본권을 해치는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해고노동자들은 그간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복직투쟁을 하며 생계의 위협에 시달렸으며 가압류까지 가중되면서 가정 파탄을 겪기도했다. 김형옥 의장은 ""해고된 이후에 하루하루 그냥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 홈페이지에는 '태광해고자'라는 아이디로 ""3년여의 세월동안 가정이 파탄나고 죽임의 벼랑끝에서 신음하는 해고자들에 대하여 생계를 이어갈 대책을 세워주기는 커녕 벼랑끝으로 밀어내는 자본과 더러운 악법에 대하여 뼈속 사무치는 분노를 느낀다""며 울분을 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