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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제조업 사업장에 만연한 불법파견의 실태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27일 민주노총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현대자동차사내하청지회 권수정 부지회장은 ""정규직 노동자와 사내하청 노동자가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같은 작업 조에 편재돼, 동일한 작업을 하고 원청(현대자동차)이 정한 잔업·특근에 임해야 함은 물론, 제반 규정까지도 준수해야 한다""며 불법파견의 사례를 소개했다. 금속제조업이 파견금지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이라는 것.
지난 4월 노동부가 발표한 『불법파견 관련 사내하도급 점검지침』에서는 도급과 파견의 차이를 '사업수행의 독립성과 노동자의 채용, 작업지시, 근로조건 결정 등 노무관리의 독립성 여부'에 두고 도급의 경우는 독립성이 있는 것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는 파견으로 보고 있다. 권 부지회장은 원청(현대자동차)의 필요에 따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빈번하게 배치 전환되는 것을 물론 공정이동과 인사이동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 또한 현대자동차가 가지고 있다며, 명백한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했다.
금속산업연맹 백순환 위원장은 ""3∼4월 동안의 자체 조사 결과 (불법파견이) 파악된, 기아자동차 등 59개 원청회사와 923개 하청 업체에 대해서 집단진정을 노동부에 낼 것""이라며 ""1차 고발 업체는 현대자동차와 19개 하청업체, 현대모비스와 하청업체 해양종합개발""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부는 같은 날, 대형 조선업체 9곳과 사내 하청업체 115곳 등을 대상으로 지난 3∼4월에 걸쳐 점검한 '근로조건 및 하도급 거래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는 ""115업체중 단 1곳에서만 불법파견을 적발했다""고 밝히고, 불법파견의 적발건수가 현저히 적은 이유에 대해 ""조선업종이 최종 공작물 완성을 위한 독립 공정이 단계적으로 이뤄져 있어 원청업체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작업 통제가 크지 않은데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작업수행 과정에서 노무관리의 독립성과 사업경영상의 독립성이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업과정에서의 형식적인 관계만을 협소하게 적용함으로써 불법파견을 용인하고 합법도급이라는 면죄부만 주었다""며 노동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민간과의 공동조사를 거부하고 정부가 독자적으로 진행한 조사이고, 수집한 자료에 대해서도 정보 공유를 거부하고 있어 정부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불법파견에 대해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재조사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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