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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상급자에게 보여주며 자살이라고 말한다면 아마 웃을 것이다"" 헌병대 기록상의 허원근 일병 사망사진을 확인한 미국 LA경찰 살인사건 전문가의 말이다.
'허 일병이 M-16 개머리판을 지지대 삼아 앉은 자세에서 우측가슴을 쏴 쓰러진 다음 다시 일어나 앉아 좌측가슴을 쏘아 쓰러진 후 또 다시 일어나 앉아 탄띠를 풀러 왼쪽다리에 얹은 다음 비스듬히 누워 머리에 한 발 발사해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2002년 국방부 특별조사단(아래 특조단)의 재현 비디오가 18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아래 의문사위) 기자회견에서 상영되자 참석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의문사위는 84년 4월 군에서 3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한 허원근 일병에 대한 조사 중간보고에서 △발포된 총기는 허 일병의 총기라고 볼 수 없고 △헌병대 기록상의 현장은 사망현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의문사위는 새로 발견된 사망현장 사진 2장을 공개하고 특조단 조사에서 새로 밝혀진 이 2장의 사진이 입수경위 조차 없이 첨부되었다며 국방부가 특조단 자료를 아직까지도 일부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리부근 혈흔 발견할 수 없어
의문사위는 ""특조단의 현장 재현이 사실에 가깝다면 현장에서 발견된 총구 등에 혈흔과 땅에 지지하고 있던 개머리판에 흙이 묻어있어야 하지만, 현장사진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헌병대 기록에는 ""사망자의 두부 좌전방 30센티에서 1미터 일대에 골편이 산재해 있고, 사체 위 부분 50센티 상단 지면에 폭 40센티×80센티 정도의 뇌실질물이 배산되어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헌병대 수사기록 상의 사진에서는 혈흔을 발견할 수가 없다. 의문사위는 머리 총상으로 혈흔이 낭자한 참고 사진을 보여주며 ""두부 총상으로 사망한 경우 혈흔이 주변에 다량 발견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허 일병의 사망 현장 사진에서 골편 등 뇌조직이나 혈흔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헌병대 기록상의 사망장소가 실제 사망장소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전문가들 '사체는 이동된 것'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뉴욕 경찰과 LA경찰의 현장감식 전문가, 총기전문가, 검시관 등이 허 일병 사망사건 관련 헌병대 기록 사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비디오 테잎이 공개됐다. 이들은 하나같이 사체 주위에 혈흔이 없는 점, 총기에 혈흔이나 흙을 확인 할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사체가 이동된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 의뢰한 허 일병 총기의 총번 수정돼
이날 의문사위는 사건 당시 헌병대가 육군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며 작성한 '감정용 증거품 송부증'과 육군과학수사연구소에 기록된 '접수 발송대장'에서 허 일병의 ""총번""이 수정돼 있다고 발표했다. 관련자들의 총번중 일부도 수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허 일병의 총번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수정되었다는 것은 감정의뢰 된 총기가 허 일병의 총기가 아닐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화약감정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 발포된 총기와 허 일병의 총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2기 의문사위가 이직 최종적인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허 일병 사망사건이 타살이라는 1기 의문사위의 결론을 반박하며 내놓았던 2002년 특조단의 발표가 허점 투성이였음은 이날의 발표로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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