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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고제도와 재정신청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였지만, 항고제도는 검찰 내부 절차라는 한계, 재정신청은 그 대상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에 비판이 있어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독점적 ‘공소제기’권한에 대한 국민 통제 방안으로 기소(대)배심제도와 검찰심사회제도가 법무부 정책위원회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모아진다.
법무부는 ‘검찰업무처리에 대한 국민 참여 대폭 확대 방안’이라는 주제로 앞으로 “검찰의 기소 불기소결정의 공정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정책위원회에서는 미국식 기소(대)배심제도, 일본의 검찰심사회제도의 도입 혹은 현행 재정신청제도, 시범 시행중인 항고심사회의 전면확대 등 외국의 제도 및 이미 국내에서 시행중인 제도에 대한 재검토를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소(대)배심제도는 형사사건에서 기소를 인준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를 심사하는 것이고, 검찰심사회제도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한 경우 불기소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으로 일본에만 있는 제도이다. 두 제도 모두 사법절차에 국민 일반의 양식을 반영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에 서울대 법학부 조국 교수는 “현재 ‘공소제기’ 권한을 전적으로 검찰이 가지고 있으면서 (그 결정이) ‘민주적이냐’ 혹은 ‘정당하냐’에 일반인의 불신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견제 보완하기 위한 법무부의 제도 도입 검토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현재의 재정신청제도의 전면확대 방안에 보다 무게를 두었다. 유신정권 이후 그 범위가 크게 제한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재정신청제도의 애초 목적도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하고 보완하기 위한 조치이다. (<인권하루소식> 2004년 5월 29일자 참고)
정미화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견제로,(국민의) 사법적 통제가 가능한 기소(대)배심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이 제도가 “검찰이 자신 없는 사건의 기소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서나 혹은 완결되지 않은 사건의 기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 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일부 제도 개선을 통해서 형사사법 절차가 개선되거나 사법 정의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현재 검찰의 역할과 기능을 그대로 유치한 채 기소(대)배심제도를 도입한다면 제대로 효과를 살릴 수 없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사법 참여라는 취지와 달리 기소(대)배심제도가 검찰 기소 불기소의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고이다.
한편,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는 국민의 사법참여 방안으로 배심제와 참심제를 검토하며 다음달 배심 참심제를 재현하는 모의재판을 계획하고 있다. 대법원과 법무부가 ‘형사사법에 국민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하고 있는 제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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