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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학살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고, 그 숫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게다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된 곳이 몇 군데 밖에 없는 것을 알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청소년들도 '6.25전쟁전후민간인희생사건진상규명및피해자명예회복등에관한법률'(아래 통합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오후 2시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아래 범국민위원회)는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대 국회에 통합특별법의 조속한 심의와 제정을 요구했다.
제천 간디청소년학교(중학과정) 학생들은 이 자리에 참석해 대통령, 국회의장, 각 정당 등에 보내는 '통합특별법 제정 촉구' 의견서를 발표했다. 오은교(2학년) 학생은 ""영동군 노근리에 가서 무고한 민간인이 학살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전쟁 중에 이렇게 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한 줄은 몰랐어요. 나중에 100만이라는 숫자를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의견서는 사회참여 수업중 노근리 사건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문제를 알게 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에서 서명을 받아 학생 83명과 교사 12명의 명의로 제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17대 여야의원 102명이 공동 발의한 통합특별법은 국회 상임위 구성 등이 늦어지면서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범국민위원회는 ""올 해 전국 각지의 위령제에서는 군유가족들과 피학살자유족들이 함께 하는 화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입법이 전 사회적인 공감을 얻어 가는데 국회만 지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최근 한 언론을 통해 포항 여남동 송골계곡 피난민 폭격 사건과 대전, 부산 형무소 수감자 학살 등에 미군과 정부의 관여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범국민위원회는 ""미국과 한국 고위 군부의 승인 또는 묵인 하에 조직적으로 민간인학살이 자행됐다는 미국 공식자료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전산내학살유족 정해열 씨는 ""당시 대전 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아버지를 비롯해 사람들이 모두 학살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50년 넘게 억울한 죽음에 대해 말도 못하고 시신도 찾지 못하고 한을 품어왔다""고 말했다. 범국민위원회 이창수 특별법쟁취위원장은 ""법 제정은 상식이 되고 있는 데도 지난해 '법 제정 무산'의 주역이었던 한나라당이 아직까지 당론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하루속히 법 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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