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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주하는 원폭피해자들에 대한 건강상담이 일본원폭전문의사단에 의해 이뤄지면서, 한국원폭 2세환우들이 일본정부를 향해 치료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나가사키 원폭적십자병원, 나가사키 방사선 연구소 등 일본원폭전문의사단은 21일부터 23일까지 경남 합천을 방문, 한국원폭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을 실시했다. 건강상담을 받은 원폭피해자들은 70명으로 이들은 모두 원폭1세들이고, 이번 건강상담은 일본 나가사키현 '일본국외 피폭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한국원폭2세환우에 대한 건강검진을 요구해온 한국원폭2세환우와 한국원폭피해자 가족 등 15명은 21일 나가사키현 원폭피폭자대책과 담당공무원인 스쿠와 토루 씨를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원폭2세환우인 김형률 씨는 ""일본정부는 전쟁범죄의 피해자인 한국원폭2세환우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치료를 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쿠와 토루 씨는 ""계획에 없던 한국원폭2세 환우들에 대한 건강상담은 실시할 수 없으며, 일본에 돌아가 향후 '국외피폭자 지원사업'에서 한국원폭2세들도 포함할 수 있는지 후생노동성에 문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6월 15일 한국원폭2세환우와 원폭2세환우공대위는 나가사키현 국외피폭자지원사업에 한국원폭2세환우들도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노력을 요구하는 요망서와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건강상담은 국내 담당기관인 대한적십자사로 하여금 검토를 요청했고, 원폭피해자2세를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원폭피해자2세의 건강영향조사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를 수집 중에 있다""고 회신했다.
김형율 씨에 따르면 합천에서 건강상담이 이뤄지는 동안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에서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형율 씨는 ""국민을 대신해 일본정부에게 건강상담 요구를 해야 할 보건복지부 담당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며 ""국민의 생존권을 지킬 책임과 의무가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통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48개 지방자치정부에서는 일본원폭2세들에게 1년에 두 번의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토쿄도와 카나가와현에서는 일본원폭2세들에게 의료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토쿄도의 경우 6개월 이상의 질병을 앓고 있는 원폭2세 중 '원폭후유증'으로 인정되는 11개 질병에 대해서는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59년 동안 외면으로 일관해온 한국정부, 그 뒤편에 숨어있는 일본정부를 향한 한국원폭2세들의 눈물겨운 싸움이 더 이상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 이들의 외침에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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