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의문사위원회를 국회로 이관하겠다는 정부·여당과 청와대의 합의와 관련해 28일 인권·사회단체들은 열린우리당 안영근 제1정책조정위원장을 만나 의문사 진상규명과 과거청산에 대한 정부여당의 주춤거림에 실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이들은 의문사위원회 관련 개정 입법에서 권한 강화, 기간연장, 범위확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지만, 국회이관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해자와 동조자가 우글우글 거리는 국회에다 의문사위원회를 가져다 놓으면 그것이 제대로 굴러가겠느냐""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오종렬 상임의장이 안영근 위원장에게 따져 물었다. 또 3차 법개정을 위해 지난 겨울 농성을 벌였던 의문사진상규명을위한유가족대책위 허영춘 위원장은 ""국회로 이관할 것이면 법개정을 그만 두라""고까지 말하며, 의문사위원회의 국회이관 반대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안영근 위원장은 ""의문사위원회 결정과 관련해 한나당과 일부 언론의 공격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박근혜 대표까지 대통령의 정체성을 물으며, 공격하고 있다""며 ""의문사위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대통령이 사상논쟁에 휘말리고 있어 어떻게든 의문사위원회를 총리, 국회, 국가인권위 등으로 이관하려는 것""이라고 이유를 털어놨다. 또 ""지난 정부의 잘못을 이번 정권이 판단하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에서 빼야 한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병모 변호사(전 민변 회장)는 ""(의문사 사건이) 과거 행정부가 주축이 되어서 자행한 일이라서 현 정부가 평가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는 어찌 들으면 진짜 욕먹을 소리""라며 ""과거 독재정권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잘못을 바로 잡아야할 현 정부의 정체성을 과거 정부와 연속성에서 찾느냐""고 꼬집었다. 최 변호사는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이렇게 물러서면 의문사진상규명도 친일청산도 다 물 건너가는 것이다. 어느 정권이든 과거청산을 철저히 하지 않으며 계속 문제가 된다""고 경고하며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영근 위원장은 ""소속은 어디에 두던지 의문사위원회의 권한과 시한, 범위를 확대 강화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문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에서 빼겠다는 의지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최 변호사는 ""의문사위원회 활동은 국회에서 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노력 끝에 국회에서 겨우 만들어 졌고, 그것도 애초 요구한 것의 10분의 1정도밖에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의문사위가 국회로 가면 진상규명은 끝""이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면담에 참석한 유가족들 역시 ""의문사위원회의 국회이관은 진상규명 포기""라며 과거청산과 관련해 수구세력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정면돌파를 촉구했다.
면담에 앞서 인권·사회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회 민주화의 척도를 가름할 의문사 진상규명과 과거청산을 수구세력의 압력에 굴복하여 포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 수구세력의 색깔공세에 당당히 맞설 것으로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