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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저녁 8시, 인사동 남인사마당에 귀신이 나타났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일상적인 통제와 성폭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귀신 분장을 하고 '달빛아래, 여성들이 밤길을 되찾는다!'라는 이름으로 시위를 벌인 것.
'여성에게 밤길을 되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국성폭력상담소, 언니네 등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일상이 성폭력에 대한 위협으로 얼마나 위축되고 통제되어 왔는지 알리고,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밤에 배고파도 무서워서 못나간다', '우리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고 싶지 않다'는 등의 피켓으로 여성들이 밤길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감을 표현했다. 최근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남부지역에 살고 있는 박정애 씨도 ""밤길을 혼자 갈 때 항상 불안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마저 느낀다""며 ""일상이 공포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가 왜 밤늦게 다녀"", ""여자 옷차림이…"" 등 성폭력 발생의 원인을 피해자 여성의 부주의와 품행으로 돌리는 말들은 여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성폭력을 정당화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논리이다. 서울여성의 전화 강경화 활동가는 ""성폭력의 발생을 '피해자 유발론'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성문화에서 비롯된다""며 ""여성들만 조심시키면 된다는 생각이 가해자 중심의 문화를 양산해 왔다""고 꼬집었다.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거리 선전전에서 참가자들은 시민들에게 '남성들을 위한 밤길 에티켓'과 '여성들의 안전한 밤길 확보'를 위한 매뉴얼을 나눠주며 '밤길'을 활보했다. 이들은 다시 국세청 앞에 모여 귀신 복장을 위해 걸치고 있던 하얀 옷을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받는 억압과 통제의 의미로 해석, 이를 벗어 던지며 자유롭고 안전한 밤길을 꿈꾸기도 했다. 이어 '밤길'과 '성폭력'의 위협을 연결시켜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을 통제하는 사슬을 흰 천으로 표현해 끊어내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신영수 씨는 ""딸을 키우는 엄마로써 '조심해라'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며 ""여성들 스스로도 공포에 갇혀 있지 말고 빼앗긴 밤길을 되찾자""고 말했다.
'밤길 되찾기'는 1973년 독일에서 연쇄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어 오늘날에는 반여성폭력 이슈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행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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