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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인정 여부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권이 입법자에게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등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입법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법률안'이 발표되었다. 병역법 개정안에는 지방병무청장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신청하는 것을 주 골자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정 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병무청과 지방 병무청에 '양심적병역거부판정위원회' 설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사회복지요원으로 편입, 사회복지시설에서 아동·노인·장애인 등의 보호·치료·요양·자활 또는 상담 등의 업무 보조·지원 △사회복지요원의 복무기간 3년 규정 △지방병무청장 지휘·감독 아래 단체숙박생활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안을 발제한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대체복무제 도입이 병역의 형평성을 훼손하지 않으며, 국방력에 손실을 주지 않고, 현역병의 인권과 복지를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서 한국은 인권·복지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군대의 첨단화·정예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체복무가 일반 병역과 비교하여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형평성의 문제나 국방력 약화의 문제는 기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병역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이덕우 변호사는 ""국제인권법은 대체복무가 징벌의 성격을 띠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병역법 개정안이 병역거부자에게 일반 병역보다 1.5배 긴 36개월의 복무 기간을 규정하고 단체 숙박생활을 하도록 한 것은 징벌에 가까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복희 가톨릭대 교수는 ""대부분 다른 국가의 경우처럼 대체복무기간은 병역 기간과 같거나 약간 상회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나, ""당초 36개월이었던 대체복무기간을 실시 3년 후에 24개월로 단축시킨 대만의 경우처럼, 입법 후 악영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바꾸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판단하는 기구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제시됐다. 이덕우 변호사는 ""'양심적병역거부판정위원회'를 국방부·병무청 산하에 두는 것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심사하는 기관이 독립적인 의사기관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 공정성·객관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노동부·복지부 등에 심사기관을 두는 다른 나라의 예처럼 양심적병역거부판정위원회의 위상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른 토론자들도 대부분 공감의 뜻을 표했다. 또 이 변호사는 ""지금 병역거부로 인해 형이 집행중이거나 집행이 완료된 사람들, 미결 상태인 사람들도 구제할 수 있도록 특별재심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사회복지요원만이 아니라 대체복무요원으로 자격을 확대하여 건설, 환경 등 다양한 일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석태 변호사는 ""한국 이상으로 안보가 중요한 대만에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국방에 대한 진보적인 시각을 확립했다""며 ""대체복무는 사회적 순기능이 많아 한국도 독일처럼 대체복무제를 자랑거리로 여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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