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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최저생계비로 먹고사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폭을 점점 좁아지게 만들고 결국엔 고립된 삶을 살도록 요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7월 진행된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희망UP' 캠페인에 함께 했던 참가자의 소감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1999년 이후 5년만에 실시되는 최저생계비 계측조사를 앞두고 31일 '최저생계비의 현실과 적정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1인 가구에 36만 8226원, 4인 가구에는 105만 5090원이 책정돼있다. 1인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 달 보건의료비는 1만 7463원, 교통통신비는 2만 2878원에 지나지 않는다. 동덕여대 남기철 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최저생계비 금액이 비현실적으로 적은 액수""라며 ""특히 보건의료비, 교통통신비 등은 실제 가구의 지출에 기초하지 못한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주장했다.
순천향대 허선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저생계비가 △지역별 물가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 △장애인이나 환자 등 가구유형별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는 점 △실제 수급권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1·2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일반가구의 생활수준과 상대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생계비가 계측돼야 한다""며 일반 가구의 가구소득·가계지출·소비지출에 따른 비율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 토론회 참가자들은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등 국가가 복지분야에서 직접 담당해야 하는 부분을 최저생계비 항목에서 분리시켜 최저생계비 계측 시 발생하는 형평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는 빈곤한 사람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인권적 접근은 부족했다. 토론을 지켜본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 유의선 사무국장은 ""최저생계비는 금액으로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실질적인 생계를 사회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이번 토론회가 최저생계비에만 국한되어 다양한 측면에서 빈곤계층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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