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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세밀한 삶의 결을 담아낸 영상물이 제작되어, 동정의 대상이나 폭력적인 단속추방 대상으로 간주되던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아래 한독협),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미디어 참세상은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10여명의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죽거나 혹은 떠나거나'를 제작했다. 이 영상물은 9개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제안자인 이마리오 감독은 ""지난 4월 명동성당에 있는 이주노동자 농성단에 카메라를 든 독립영화인으로서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인터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독협 회원은 물론이고 대학생, 일반 시민 등 평소 이주노동자 운동에 연대를 희망했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6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영상물은 '이주노동자의 삶과 이주노동자가 바라본 한국사회'라는 큰 주제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8월 서로 다른 듯 닮은 이주노동자들의 질곡과 꿈을 노래한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본국에서 한국에 오게 된 계기와 당시 품었던 장밋빛 희망, 노동 착취에 시달리며 보냈던 고된 나날들, 동지들이 하나둘씩 죽어 가는 상황에서 새겨진 심신의 깊은 상처, 가혹한 경제적 압박에 직면하게 된 막막한 심정 등 이주노동자들이 마음 한구석에 수북히 쌓아놓았던 녹록치 않은 얘기들이 가득하다.
프로젝트의 총연출을 맡은 주현숙 감독은 ""이주노동자들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는 한국사회에 이주노동자들 역시 자신의 생각을 갖고 구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구성원들이라는 걸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 마치 그동안 존재했던 이주노동자들의 문제가 싹 지워지는 듯 정부는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영상물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고용허가제 시행일인 8월 17일에 맞춰 상영을 시작한 이유도 이주노동자들의 진솔한 삶의 얘기와 대비되는 고용허가제의 잔혹함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주 감독은 ""주류 미디어는 '보고 싶은 것'만 부각시키며 정작 이주노동자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수동적 대상으로 취급되던 이주노동자들이 실은 능동적 주체라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작업임을 강조했다. 감독이 인터뷰 대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원한 이주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그리고 상당수의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어로 인터뷰에 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주 감독은 ""이주노동자들이 아무리 한국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는 제2외국어이기 때문에 서툴 수밖에 없다""며 ""어눌한 말투와 부족한 언어 구사력이 불가피하게 한국인과의 관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언어로 인해 파생되는 기존의 권력 관계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죽거나 혹은 떠나거나'는 현재 현재 미디어 참세상 (http://interview.jinbo.net)에서 볼 수 있으며,DVD와 국내 영화제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활동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백서도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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