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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일문 씨가 지난 3월 100인위원회 성원 등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고소건에 대해 검찰이 지난 6월 29일 ‘혐의 없음, 죄가 안 됨’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공소부제기 이유’를 통해 100인위에서 진보네트워크에 공개한 게시물에 나온 성폭력 피해자, 진보네트워크 오OO 씨에 대해 ‘혐의 없음’, 100인위 성원 김OO, 이를 보도한 <여성신문> 최OO 기자에 대해서는 ‘죄가 안 됨’ 처분을 내렸다.
서부지청 김태훈 검사는 ‘공소부제기 이유’를 통해 “100인위에서 발표한 게시물은 운동사회 내 성폭력이 심각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고소인 박 씨를 비롯한 16명의 명단 및 성폭력 사례를 공개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공론화하여 성폭력을 예방하려는 의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소부제기 이유’에서 검찰은 “자신(박 씨)이 준강간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는 박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성폭력 가해자 명단, 박 씨에 대한 공소장 등에 비춰 볼 때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려고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여성신문> 2000년 12월 18일자 기사에 성폭력 가해자 16명의 명단과 그 사례를 공개한 최OO 기자에 대해서도 “기사 게재의 주요한 동기가 운동사회 내에 만연되어 있는 성폭력 사례를 공개하여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것”이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100인위 성원 김OO, <여성신문> 최OO 기자에 대해 “피의자의 행위는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형법 제130조에 규정된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처분했다. 검찰은 또 공소부제기 이유에서 100인위원회가 박 씨에 의한 피해자라고 밝힌 OOO, 진보네트워크 오OO 씨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처분결과에 대해 100인위원회 장인다혜 씨는 “일반인이건 운동사회 일원이건 성폭력 가해자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밝히고, “이런 사실은 운동사회 내에서도 성폭력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장인 씨는 또 “성폭력 문제를 개인문제에 한정시키지 말고 운동사회에서 성폭력을 예방하고 아울러 이를 몰아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소설가 박일문 씨가 ‘명예훼손 고소’ 건에 대해 검찰이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가 ‘성폭력 가해자’ 실명을 공개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처분’함에 따라, 강철구 전 KBS 노조부위원장이 제기한 민형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 전 부위원장은 지난 2월 26일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100인위 등을 상대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고소했다. 또 지난 3월 20일 <미디어 오늘>, <기자협회보> 등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며, ‘KBS노조 부위원장 강철구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서 마련한 사이트의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소송도 계류중이다. 강철구 공대위는 가처분 소송이 제기된 뒤에 서버를 해외로 옮겨 운영중이다.(http://www.antikcg.c2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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