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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온 ‘노사정위에서 공무원연합단체 구성 논의’가 공무원노조결성을 주장하는 공무원들의 주장을 잠재우기 위한 단순한 시간끌기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차봉천 위원장 등에 대한 검거령을 풀지 않는 것은 ‘공무원노조 도입’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전공련 등이 지난 28일 부산에서 ‘공직사회 개혁,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 전공련 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행정자치부가 이 대회 주동자를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세움으로써, 한편으로는 ‘공무원노조 도입을 검토’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노조를 주장하는 공무원들을 국가공무원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 5일 노사정위원회(위원장 장영철)는 노사관계소위를 열어 ‘공무원 노동기본권 분과위(의장 이철수)’를 구성하기로 하고, 행정자치부와 노동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27일 두 차례에 걸쳐 분과회의를 열었다. 노사관계 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제는 총 10개. 이 중 분과위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노사정위 김성훈 전문위원은 “전공련 등과 행자부의 의견을 듣고 외국의 입법례를 검토해 공무원 노동기본권 문제를 집중토론하기 위해 분과위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분과위는 10월 중순까지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 전문위원은 “노사정위에서 합의됐다고 공무원노조가 곧바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노사정위가 공무원노조에 대해 책임있는 결정권한이 없음을 인정했다.
또 행정자치부는 아무런 결정권한도 없는 노사정위로 공무원노조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 행정자치부 복무조사담당관실 담당 계장은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노조 문제를 노사정위에서 논의하고 결정한다”며 공무원노조 자체에 대한 입장표명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부산 결의대회 주동자를 처벌하겠다고 방침을 정하는 등 공무원노조에 대한 행정자치부의 대응은 단호했다. 결국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노조의 문제는 노사정위에서만 논의하고, 공무원노조가 도입될 때까지는 전공련 활동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인 셈.
전공련 박재범 사무처장은 “행정자치부가 전공련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철회하고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10월까지 분과위의 논의 일정을 잡은 것은 사실상 올해 공무원노조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노사정위를 통한 시간끌기 작전을 비판했다. 내년 월드컵, 총선 등의 일정을 보았을 때 올해 반드시 공무원노조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 전공련의 입장.
박 사무처장은 “어쨌든 정부에서 공무원 노동기본권 문제가 검토돼야 한다고 인정한 점은 전공련이 벌여온 투쟁의 성과”라고 평했다. 그러나 특별법 형태로 공무원노조를 인정하려는 정부의 흐름에 명확히 반대하며, “노동법 개정을 통해 노동3권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공련 노명우 노조추진기획단장은 “8월중에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마련해 의원입법, 청원 등을 통해 공무원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28일 공무원결의대회 주동자를 처벌하는 등 전공련을 계속 탄압할 경우 법외노조로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공련은 31일 열리는 비상대책위 회의를 통해 ‘제한적 연합단체 허용’ 등에 대해 입장을 정한 뒤 오는 8월 2일 명동성당에서 차봉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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