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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4인 대표회담\'(아래 4자회담)이 21일에 이어 다시 열렸다. 오후회담이 끝난 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처리 방향에 대해 ""인권침해조항은 개정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며 안보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인권침해조항은 \'개정\'이 아닌 \'제거""라고 주장했다.
양당이 합의한 일정대로라면 27일쯤 국가보안법 처리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4자회담을 대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시각은 곱지 않다. 이날 오전 9시30분,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염원하는 의원 및 사회단체대표들은 국회 본청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자회담이 아닌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표결처리하라""고 촉구했다. \'240시간연속의원총회\' 소속 의원들은 하루 이틀쯤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4자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민주노동당은 양당 대표단의 회담장 진입을 막고 ""4자회담은 무효""라며 ""즉각 중단하고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4자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양당의 현격한 입장차이에 근거한다. 열린우리당의 안은 \'폐지 후 형법보완\'이며, 한나라당내 다수안은 \'소폭 개정\'이다. 따라서, 양자가 \'합의\'를 이룬다는 것은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처리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4자회담을 통해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킨다는 말에 다름 아닌 것이다. 대체입법안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를 포함하여 최근 상황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오종렬 공동대표의 지적처럼 ""인권·시민·사회단체의 바램과는 무관한 것""임에 분명하다.
현재 국가보안법 폐지를, 그것도 연내에 폐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은 김원기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길뿐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21일 ""양당의 합의정신에 따라 국가보안법폐지안 등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지 않을 것""이라 천명한 바 있다.
추위, 허기와 싸우며 힘겹게 투쟁을 일구어온 국민단식농성단에게 지금 \'4자회담 정국\'은 넘어야 할 가장 힘든 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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