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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운 신분등록제 마련을 위한 공론화 작업이 괘도에 올랐다. 대법원이 제안한 혼합형 1인1적제에 관한 의견서를 지난 19일 전달했던 목적별신분등록제실현연대(아래 목적별연대)는 21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노회찬 국회의원과 함께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가족형태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식으로써 \'목적별 편제\'와 \'혼합형 1인1적제\'를 집중 검토했다.
새로운 신분등록제 논의에 있어서 제기되는 논점 중 하나는 본인의 신분증명에 가족관계를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대법원은 혼합형 1인1적제를 통해 배우자, 부모, 자녀의 정보를 함께 담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목적별연대가 제시한 목적별 편제 방식은 한 개인의 신분과 관련된 사항을 목적(사건)에 따라 분류해 기재하기 때문에 가족사항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가족의 신분등록부를 검색할 수 있는 연결번호를 개인의 신분등록표에 기입함으로써 가족관계의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권하루소식 2005년 1월 13일자 참조>
이러한 방식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가족해체\', \'국민정서\' 운운하며 비판하지만, 국내에서 이미 다양한 가족형태가 출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고정화된 가족 틀을 상정하고 있는 대법원 안은 오히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름으로닮은여성연대 타리 활동가는 ""가족해체의 다른 말인 \'가족 형태의 변화\'에 대해 새로운 신분등록제는 현실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보장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신분등록제가 오히려 변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면, 모든 형태의 가족을 제시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므로 인적 편제 방식이 아닌 목적별 편제방식으로 가야한다는 것. 반면, 대법원 권순형 법정심의관은 ""국민 정서를 이유로 기존 가족 개념을 넣어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2000년 가족의 형태별 분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가 \'부부와 미혼자녀\'는 57.8%, \'편부(모)와 미혼자녀\'는 9.4%, \'부부와 양(편)친과 자녀는 6.8%, 부부는 14.8%, \'기타 가족\'은 10.1%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 에서 다양한 가족의 출현은 이미 막을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편으로 토론회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역시 또 하나의 중요한 논점으로 제기됐다. 각 공부안의 개인정보 보호의 실효성을 분석한 민주노동당 윤현식 정책연구원은 ""목적별연대가 제시한 목적별 편제의 방식이 공공기관의 민원 사무에 있어서 비록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개인정보의 부당한 유출을 막고 정보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정부가 나서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논의하며 주민등록번호를 주민등록사무 이외에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대법원이 개인신분등록에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1월말까지 새로운 신분등록제 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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