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27일 오후 2시, 경기도 연천 한탄강의 한 줄기인 차탄천 변에 모형지뢰를 손에 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 지역은 수해 때마다 유실된 대인지뢰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곳이다. 홍수시 유실되는 플라스틱 대인지뢰(M14)는 첨단 탐지기에도 탐지되지 않는 재래식 무기로서 사실상 방치되어 민간인의 피해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이시우(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 집행위원, 지뢰피해 사진작가)씨는 ""유실지뢰의 위험이 비단 그 지역에 한한 것이 아니라 좁게는 서해, 넓게는 한반도 전역일 수 있다""며 '대인지뢰유실실험'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등이 연 이날 행사는 모형지뢰를 방류한 후 이를 발견하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아 대인지뢰의 유실범위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대인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고준진 씨가 휠체어를 이끌고 자갈밭을 가로질러 모형지뢰를 강에 던지자 주위는 숙연해졌다.
방류실험 뒤에 이어진 '지뢰금지운동의 성과와 피해자 구원 대책' 토론회에서 김창수(민화협 정책실장)씨는 ""대인지뢰는 민간인 뿐 아니라 현역 군인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북에게 군사적인 위협의 요소도 되지 못하고 있으니 제거해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 군 당국의 대표로 참여한 김종해 소령은 ""지뢰에 의한 모든 사고는 전적으로 군의 책임""이라며 ""유실된 지뢰의 제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실질적인 피해보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파주시 장파리의 김동필(61)씨는 ""군도 땅 주인도 나 몰라라하는 내 고통은 누구한테 하소연하며, 지뢰매설지역에서의 작업을 막으려면 확실히 하고, 허가하려면 안전한지를 봐야지….""라고 한숨지었다. 김씨는 지난 5월 4일 대인지뢰에 의해 오른쪽 무릎을 절단 당한 후 시름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