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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부터 8일까지 뉴욕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수반들이 모여 21세기 지구의 청사진을 그리며 유엔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밀레니엄 정상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이목이 뉴욕에 집중된 동안 다양한 민간단체들이 거리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자본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많은 단체들은 '민중정상회의(PEOPLE'S SUMMIT)'를 구성, 뉴욕의 회의장과 거리에서 직접 행동을 펼쳤다. 여기에는 제3세계 부채탕감을 목표로 하는 쥬빌레 2000, 아웅산 수지를 지지하며 버마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자유버마동맹, IMF와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세계화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네트워크, 자유티벳학생회, 아부자말 후원회,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존엄성과 사면을 위한 연합 등 다양한 단체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주권을 초월하여 국제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을 위한 조약, 자본의 자유이동을 규제할 수 있는 토빈세 제정을 위한 조약 등을 속히 비준할 것을 각국 정상에 촉구했다. 또한 냉전 이후에도 줄지 않고 있는 군비를 축소하고 그 자원을 에너지 절약, 환경 친화적인 기술개발에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 날에는 버마 군부독재의 종식, 멕시코 정부의 사파티스타 반군 탄압 중지, 콜롬비아에 대한 미국 군비 지원 반대 등의 다양한 요구를 내걸고 각 국 영사관 앞 시위를 계획했다. 다음은 이들이 발표한 '민중정상회의 선언문'의 내용이다.
세계시민에게 책임지는 유엔을 위하여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정치 경제 지도자들은 온 세계인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권리를 위한 5백 개 이상의 조약의 비준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의 불평등 구조와 자본의 영향력은 이 회의를 세계시민의 진정한 의지를 반영하지 못한 화려한 말 잔치로 만들고 있다…
계속되는 빈곤, 인종차별주의, 무력갈등, 생태계 파괴, 군비증강, 인권침해, 강제노동, 문화제국주의, 남북문제, 경제적 세계화로 인해 민주주의는 더욱 퇴색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 회의의 목표가 진정 세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 정치구조와 세계경제의 민주화를 그 과제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평화와 안전보장을 통해 전쟁을 종식시킨다는 유엔의 설립목표를 지지한다. 또한 유엔이 단지 자유무역과 사기업의 이익이 아닌 세계시민과 지구를 위해 일하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
9월 8일 뉴욕 거리에서 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다. 시애틀과 워싱턴, 필라델피아와 로스엔젤레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목소리는 뉴욕에 울려 퍼질 것이며 진정한 변혁이 올 때까지 그 소리는 잠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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