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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열리는 아셈회의에 맞춰 한국의 노동 사회 시민단체들이 경제 세계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기획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맥락에서 체코의 프라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움직임을 소개한다.[편집자주]
19일부터 28일까지 IMF와 세계은행의 연례총회가 열리는 체코의 프라하는 자본 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26일엔 전세계 각지로부터 온 노동자 실업자 농민 여성 환경운동가 평화운동가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체코 정부는 시내 곳곳에 경찰을 배치하고 국경 지대에서 입국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21일엔 모든 거리 집회의 불허 방침을 발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원래 IMF와 세계은행은 각각 금융불안으로 인한 단기적 외환부족과 개발도상국의 장기적 개발자금부족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건설되었다. 그러나 IMF와 세계은행이 자금 지원의 대가로 요구하는 구조조정 정책은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제1세계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았을 뿐 아니라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실업을 증가시켰다.(78년에서 95년 사이에 IMF의 지원을 받은 국가들 중 72%가 실업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26일 열릴 프라하 집회는 지난해 9월 미국 시애틀, 그리고 올해 4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강도높게 진행되었던 경제세계화 반대운동의 맥을 잇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동 중부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집회인 만큼 이 지역에서 IMF와 세계은행이 해온 역할에 대한 관심이 보다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IMF와 세계은행은 구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꾸준히 동 중부 유럽권 경제가 시장경제로 이행하도록 지원해 왔고 체코는 그 모범 사례로 이야기되어왔다. 그러나 분배보다는 성장, 복지보다는 효율에 중점을 두는 지원책은 사회 경제적 불안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세계은행이 체코의 원전 개발을 지원한 것은 환경단체들의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프라하 집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체코의 인권, 환경, 진보 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경제 세계화 반대 행동(Initiative Against Economic Globalization, 인펙)'이다. 인펙은 ""IMF, 세계은행, WTO 그리고 초국적 기업들이 어떻게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생존권 환경 인권을 보호하려는 민중들의 권한을 제한하는지를 폭로하겠다""며 지난 여름부터 이번 집회를 준비했다. 이미 유럽 뿐 아니라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각지에서 인펙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을 의식해 IMF와 세계은행은 향후 경제의 성장 뿐 아니라 분배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지향적 방침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세계금융시스템의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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